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겨서 봐주시지 않을까요?”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KIA 타이거즈 ‘호령존’ 김호령(34)의 날이었다. 5-2로 앞선 5회말 1사 1루서 박성한의 우중간 타구를 지우는 미친 다이빙캐치를 해냈다. 1루 주자 정준재마저 횡사시키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그런데 이날 김호령은 타석에서도 3안타 3득점했다. 특히 3회 무사 1루서 1루수 방면으로 빗맞은 타구를 생산한 뒤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했다. SSG는 1루수 전의산과 선발투수 토마스 해치가 3-1 플레이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김호령의 발을 당해내지 못했다.
김호령이 그라운드에 몸을 던지면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이후 KIA의 선제 5득점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슈퍼캐치만큼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김호령은 경기 후 “원래 하면 안 되는 것인데”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역사가 깊다. KIA는 2023년 9월,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대구원정에서 3유간 타구를 날리고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목을 다쳐 약 보름 가까이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일이 있었다. 당시 5강 싸움에 한창이던 KIA는 박찬호의 부상으로 기세가 많이 꺾였다.
사례는 또 있다. 2023년 11월. 이번엔 국가대표팀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었다. 김도영은 일본과의 결승 연장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중수지 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 골절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김도영은 이 여파로 2024년 KIA의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훈련 막판에 극적으로 티배팅을 했고, 기적처럼 개막전에 나가긴 했다. 그러나 당시 KIA는 김도영의 개막전 출전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KIA는 그 시기를 전후로 선수들이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면 벌금을 내기로 했다. 김호령에 따르면 아직도 그 내규는 존재한다. 단, 이범호 감독이 상황에 따라 벌금을 경감 혹은 면제해주는 듯하다.
대부분 구단이 선수들에게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지 못하게 한다. 과학적으로 증명이 끝났기 때문이다. 1루에 몸을 던지는 것보다 부지런히 뛰는 게 빠르다. 그러나 선수들은 여전히 팀 퍼스트 마인드를 일깨우고,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1루에 몸을 간혹 던진다.
김호령도 팀을 위한 충정이었다. 이날 공수주에서 맹활약했으니, 정황상 벌금이 면제될 듯하다. 예전에 이럴 때 벌금이 얼마인지 궁금해 구단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지만, 정확한 액수를 알 수는 없었다.

김호령은 “다리로 들어가면 늦을 것 같아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야 되겠다, 그게 더 빠르겠다'고 판단이 돼서…원래 하면 안 되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겨서 (이범호 감독이)봐주시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벌금을 내본 적은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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