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하철 유실물까지…넓어지는 택배의 역할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택배의 역할이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물건까지 집으로 배송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CJ대한통운(000120)은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이하 서울도시철도ENG)과 서울교통공사 유실물 '집앞배송서비스'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비스는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며 CJ대한통운이 배송을 전담한다.

서울도시철도ENG는 서울교통공사 자회사로 지하철 시설 유지보수와 유실물센터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유실물은 16만건을 넘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400건을 웃도는 규모다.

그동안 보관 장소가 확인된 유실물을 돌려받으려면 이용자가 유실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건을 찾았더라도 보관 중인 센터가 멀거나 운영시간에 맞춰 이동하기 어려우면 수령까지 또 다른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집앞배송서비스는 이 과정을 택배로 연결한다. 이용자가 유실물센터에 연락해 물품 보관 여부를 확인하고 본인 확인을 거친 뒤 CJ대한통운 홈페이지나 오네(O-NE) 애플리케이션에서 택배를 접수하면 된다. 운임을 결제하면 서울도시철도ENG가 물품을 포장하고 CJ대한통운이 지정 장소까지 배송한다.

유실물 확인과 소유자 검증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실물센터가 담당한다. 달라지는 부분은 확인이 끝난 뒤 이용자가 직접 찾아가야 했던 수령 과정이다.

서비스 효과는 수도권 밖에 거주하거나 이동이 어려운 이용자에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서울을 방문했다가 물건을 잃어버린 타 지역 거주자는 유실물 하나를 찾기 위해 다시 서울로 이동해야 했다. 직장인이나 고령자, 장애인처럼 유실물센터 운영시간에 맞춰 방문하기 어려운 이용자도 배송을 통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유실물 반환 방식에 새로운 선택지를 더할 수 있다. 유실물센터가 확인과 보관을 담당하고 포장 이후의 이동은 전국 배송망을 갖춘 민간 물류기업이 맡는 역할 분담이다. 자체 배송망을 새로 구축하지 않고도 방문 수령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

택배사에는 기존 네트워크를 생활서비스에 활용하는 사례가 된다. 온라인 쇼핑 물량에 집중됐던 배송망을 공공기관의 민원·행정 서비스와 연결하면서 택배가 처리할 수 있는 대상도 넓어진다.

CJ대한통운이 자체 홈페이지와 오네 앱을 접수창구로 활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 이용자가 필요한 배송을 직접 신청하고 결제하는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발생한 물품 이동 수요를 택배 서비스로 해결하는 구조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품목별 배송 기준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유실물은 크기와 상태가 제각각이고 신분증이나 전자기기처럼 개인정보와 보안 문제가 따르는 물품도 포함될 수 있다. 배송 제한 품목을 구분하고 포장과 인계,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훼손과 분실에 대응할 기준도 필요하다.

운임도 이용 여부를 가를 요소다. 물품 가치보다 택배비가 높거나 센터 방문이 어렵지 않은 이용자는 직접 수령을 택할 수 있다. 반면 왕복 교통비와 이동시간이 큰 이용자에게는 유료 배송이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집앞배송은 방문 수령을 완전히 대신하기보다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추가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배송문의와 민원 대응, 운영 성과 분석, 서비스 개선 방안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초기 신청 건수와 배송 완료율, 파손·오배송 사례, 이용자 만족도 등이 쌓이면 다른 공공시설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될 수 있다.

지하철 유실물 배송이 택배 산업의 규모를 당장 바꿀 사업은 아니다. 다만 이미 구축된 물류망을 공공서비스의 마지막 단계에 연결했다는 데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울 지하철 유실물 집앞배송은 택배가 상품을 전달하는 산업에서 생활 속 이동 수요를 해결하는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윤재승 CJ대한통운 오네 본부장은 "CJ대한통운의 전국 물류망을 활용해 서울지하철 이용객들이 유실물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물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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