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레드바이오 향방 불투명…바타비아 청산설에 CJ바사 R&D 축소

마이데일리
/CJ제일제당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CJ가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운 레드바이오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레드바이오는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목표로 의약품과 백신, 진단기술 등을 개발하는 의료 바이오 산업을 말한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네덜란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를 두고 청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지에 파견됐던 한국 인력도 최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바타비아 지분 75.82%를 약 2677억원에 인수한 뒤 올해 2월 잔여 지분 24.18%를 전량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완전 자회사로 삼은 지 수개월 만에 청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약 3000억원 규모 투자 성과도 불투명해졌다.

손실은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와 관련해 2024년 영업권 손상 998억원을 인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무형자산·영업권 1462억원, 유형자산 1762억원, 사용권자산 704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적자 폭도 2023년 122억원, 2024년 186억원에서 2025년 616억원으로 커졌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딘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른 치료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바타비아 주력인 바이러스 벡터 기반 위탁생산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바타비아가 CDMO를, CJ바이오사이언스가 신약 개발을 맡아온 가운데 바타비아 사업이 정리 수순에 들어가자 시선은 CJ바이오사이언스로 옮겨간다.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5월 핵심 파이프라인인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CJRB-101’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자진 종료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 투여 방식으로 개발하던 파이프라인이지만, 회사는 임상을 이어가는 대신 포트폴리오 조정을 택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윤상배 대표 체제의 첫 파이프라인 정리 사례다.

윤 대표는 장내 미생물 분석과 건강기능식품 등 단기 수익화가 가능한 헬스앤웰니스(H&W)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구개발비는 2024년 230억원에서 2025년 179억원으로 줄었고, 연구개발 인력도 2023년 86명에서 올해 1분기 46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면역항암제 개발은 현재 종료한 상태지만 CJRB-201 등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은 정상적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배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CJ바이오사이언스

CJ제일제당이 레드바이오에 본격 진출한 것은 2021년이다. 그해 10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이듬해 1월 기존 레드바이오 자원을 합쳐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CDMO에서 번 현금을 신약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구상은 바타비아 사업 정리 가능성과 CJ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종료·연구개발 축소가 맞물리며 5년 만에 힘을 잃었다.

그 사이 CJ제일제당은 식품·바이오 중심 구조를 라이프스타일식품, 기술소재, 핵심소재 3대 부문으로 재편했다. 라이프스타일식품 부문은 ‘비비고’ 중심의 글로벌 K푸드 사업을, 기술소재 부문은 조미소재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연구개발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을, 핵심소재 부문은 아미노산과 당류 등 원료소재 사업을 각각 맡는다.

업계에서는 CJ가 레드바이오에서 당장 전면 철수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수익성과 사업성이 확인되는 분야에 역량을 모으는 쪽으로 전략을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타비아의 향후 운영 방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CJ바이오사이언스는 별도 상장법인인 만큼 이번 3대 사업부문 재편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기술수출이 사실상 유일한 매출 통로였지만 윤 대표 취임 이후 사업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며 “신약 개발은 이어가되 보유 기술로 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를 선도하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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