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장윤기 사건 변수로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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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9일 오후 당 차원에서 발의한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 개정안에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내용을 포함했다. 최근 ‘장윤기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지만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해당 사건 재발 방지의 해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TF(태스크포스) 소속 김한규·김승원·박상혁·이해식 의원이 형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살인 혐의로 송치된 장윤기를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하면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장윤기의 부친과 큰아버지가 모두 현직 경찰 간부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 기조를 유지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개정안 제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이 있는 상황에도 장윤기 사건은 발생했다”며 제도를 존치한다고 해서 이러한 부실 수사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사기관 간의 상호 견제와 자정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는 취지다.

김승원 의원은 국민의힘이 반대해 온 ‘법왜곡죄’를 통해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 중 하나인 증거인멸·은닉의 경우 기존 증거인멸죄를 적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그치지만 법왜곡죄가 신설되면서 10년 이하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법왜곡죄 신설에는 반대하며 눈을 감고 있던 국민의힘이 보완수사권만을 문제 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개정안을 제출한 만큼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도)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는 10일부터 법안소위를 개최해 형소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한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은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며 향후 의원총회에 보고된 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당론 추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법안 개정 시한이 오늘 10월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과 맞물려 있다.

현재 국회는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인해 ‘반쪽짜리 국회’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김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도 형소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국회) 밖에서만 말하지 말고 법사위에 들어와서 의견을 말하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경찰청을 방문,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김영근 광주경찰청장과 면담을 요구하기 전 경찰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경찰청을 방문,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김영근 광주경찰청장과 면담을 요구하기 전 경찰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 국민의힘, 강력 반발 “범죄자 천국 안 된다”

국민의힘은 장윤기 사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완수사권 폐지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국민 사이에 ‘군인이 대통령 되면 군인이 존중받고, 기업인이 대통령 되면 기업이 존중받는데, 범죄자가 대통령 되니 범죄자만 존중받는다’는 말이 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러한 검찰 개혁이 결국 ‘범죄자 천국’을 만드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검찰 해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끝내 형소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법안소위에 회부한 것은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를 마비시키는 행위”라며 “이는 파렴치한 민생 범죄자들에게 프리패스를 끊어주는 ‘범죄자 방탄법’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내부에서조차 보완수사권 존치 의견이 3분의 2를 넘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만류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이는 민주당을 향해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제물로 민생을 불사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하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과거 이 대통령이 검찰 보완수사권의 예외적 필요성을 언급했던 점과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검찰 보완 수사 우수 사례집’을 발간한 점을 상기시켰다. 결국 이번 개정안 추진이 당권 경쟁 속에서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민주당의 도박이라는 풀이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예정돼 있던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취소하고 광주행을 택했다. 장 대표는 광주경찰청장을 만나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를 지적한 뒤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끝내 경찰청장과의 면담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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