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오남용과 불법 해외직구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허가 범위를 벗어난 사용과 온라인 불법 유통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미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의약품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 마운자로는 지난 1분기 국내에서 3232억원어치가 팔리며 선두에 올랐고, 노보노디스크 위고비도 같은 기간 104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두 제품이 한 분기에만 4000억원대 매출을 합작한 셈이다.
수요가 커지자 불법 반입 시도도 급증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비만치료제 통관보류 건수는 3441건으로, 지난해 전체 1241건의 3배에 가까웠다. 국제우편 통관보류가 2940건으로 대부분이었고, 반입국은 인도가 95.6%를 차지했다. 여행자 휴대품 통관보류도 501건에 달했다.
식약처는 정식 수입되지 않은 비만치료제 해외직구를 차단하기 위해 관세청에 반입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해외직구나 현지 구매 후 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외에 다수 해외직구 제품은 국내 허가를 거치지 않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위조·불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용 중 피해가 발생해도 회수나 보상 등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비만치료제는 처방 기준이 엄격한 전문의약품이다. 허가상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된다. 청소년 처방은 더 제한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청소년은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단계라 영양 섭취 부족과 체중 감소가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위장관계 부작용으로 인한 탈수, 급성 췌장염 위험도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비만치료제 확산의 여파는 탈모 시장까지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만치료제 사용 후 머리카락이 빠졌다는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오젬픽 헤어’라는 표현이 확산했다. 미국 뷰티 매체 뉴뷰티 조사에서 비만치료제 사용 중 탈모나 모발 건강 변화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2024년 4분기 37%에서 2025년 2분기 51%로 뛰었다.
이처럼 비만치료제 복용 후 탈모를 걱정하는 신규 수요까지 더해지며 탈모 치료제와 기능성 샴푸, 두피 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탈모가 약물 자체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에 따른 2차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김준일 은평365든든내과 원장은 “식사량이 줄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면 모발 성장 주기가 흔들리며 휴지기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식사량이 지나치게 줄면 탈모뿐 아니라 탈수, 피로감도 함께 나타날 수 있어 복약 과정에서 영양 상태를 같이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해외직구 제품이나 온라인 광고 제품에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오남용과 불법 유통 관리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비만치료제는 처방 기준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고, 탈모 관리 역시 원인에 따라 접근해야 하는 만큼 빠른 효과를 앞세운 온라인 광고와 해외직구 제품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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