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89조…“반도체 반등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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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 매출 171조원을 기록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은 단순한 분기 최대 실적을 넘어선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사이클 속에서 삼성전자가 그 수혜의 중심에 섰다는 점을 확인시킨 수치이기 때문이다. 성과급 지급을 위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이익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한 만큼, 이번 실적은 삼성 반도체의 구조적 반등을 보여주는 분기점으로 읽힌다.

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 매출 171조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57조2300억원보다 56.2%, 전년 동기 4조6800억원보다 1810.3% 늘었다. 매출 역시 전 분기 133조8700억원보다 27.7%, 전년 동기 74조5700억원보다 129.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성과급 충당금이다. 89조4000억원에는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약 17조원이 반영됐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충당금 반영 전 실제 영업이익은 약 106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잠정치 기준으로도 압도적이지만, 실질 이익 창출력은 이미 100조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 같은 수치는 AI 메모리 호황이 더 이상 기대나 전망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HBM과 서버 D램, 낸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봤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 강도로 실적에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음을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반도체 부문, 특히 메모리 사업의 역할은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DS 부문이 이번 실적을 사실상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동반 상승한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까지 겹치면서 메모리 전반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범용 메모리에서의 캐파 우위와 AI 메모리에서의 점유율 회복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아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이번 실적의 질을 보여주는 상징적 대목은 HBM4 성과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뒤 빠르게 매출을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관련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어 12억달러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하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HBM4가 탑재될 예정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AI 메모리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은 2분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제품에서도 준비는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한 데 이어 신뢰성 테스트 수율도 상당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4에 이어 HBM4E까지 조기에 안정화하면, 이번 실적이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AI 메모리 주도권 회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잠정 실적은 향후 투자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구조에서는 결국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선단 공정 투자가 실적의 지속성을 좌우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용인 국가산단과 평택 P5, 호남권 신규 메모리 팹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분기 기준 100조원 안팎의 이익 창출력이 확인되면서, 향후 캐파 확대 경쟁에서도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상징성이 작지 않다. 성과급 충당금이 17조원 수준이라는 것은 그만큼 반도체 실적 개선 폭이 컸다는 의미이자, 실적 호조가 보상 체계로 연결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용 요인이지만 동시에 호황기의 성과를 조직에 재분배하며 기술 인력과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과제도 분명하다. AI 메모리 호황 속 경쟁사 역시 증설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을 일회성 정점이 아닌 구조적 반등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HBM4E 양산 안정화와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 확보를 이어가야 한다"며 "이번 실적은 단순히 ‘많이 벌었다’는 의미를 넘어, 삼성 반도체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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