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또 한 번 기록적인 실적을 썼다.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 기업이라는 점을 다시 입증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이다. 다만 이 수치에는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 약 17조원이 반영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약 106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일 분기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한 89조4000억원만으로도 삼성전자의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합산 영업이익 8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한 분기 만에 3년치 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전반에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가격이 급등했고, 삼성전자가 이를 실적으로 연결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률이 80% 안팎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메모리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D램과 낸드 가격은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80~85%, 2분기에도 50%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메모리 시장 규모가 전 분기보다 60% 이상 성장한 약 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메모리 품귀 현상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6세대 HBM4를 기점으로 점유율 회복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뒤 약 4개월 만에 관련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12억달러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HBM4는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E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말 주요 고객사에 HBM4E 12단 샘플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신뢰성 테스트 수율이 70% 이상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안정권인 80%에 근접하면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약 370조원, 내년에는 50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국내외 생산기지 확대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현재 용인 국가산단에 총 6기 반도체 팹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평택캠퍼스 P5 1·2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호남권에 메모리 팹 2기 건설을 위한 400조원 투자 계획도 내놨다. 용인과 기존 반도체 단지에 1650조원, 호남권에 400조원을 더해 총 2050조원 규모의 장기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AI 메모리 호황이 단순 기대가 아니라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익 규모가 커진 만큼 향후 생산능력 확대 경쟁에서도 더욱 공격적인 행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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