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노년층 일자리의 외연이 반려동물 돌봄으로 넓어지고 있다.
1일 노인복지업계에 따르면 고령층 일자리가 공공근로뿐 아니라 돌봄 영역으로 다양화 되고 있다. 비교적 건강한 노년층이 돌봄이 필요한 또래 가정을 찾아가 안부를 살피고 일상을 돕는 노노(老老)케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이런 생활밀착형 돌봄에 반려동물 돌봄 수요가 더해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2일 시작한 ‘찾아가는 반려동물 돌봄지원 사업’이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사업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100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방문 돌봄을 지원한다. 가구당 최대 4회까지 반려동물 예절 교육과 행동 교정, 산책 지원, 위생관리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동물등록과 동물병원 이용까지 연계한다.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지원하는 사업이지만, 들여다보면 고령 양육자의 생활 돌봄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반려동물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가족 같은 존재이자 정서적 버팀목이다.
문제는 양육자가 아프거나 외출이 어려워질 때다. 산책, 목욕, 병원 방문 같은 기본 관리가 부담으로 바뀌면 반려동물 돌봄 공백은 곧 양육자의 생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돌봄 공백을 메우는 일이 노년층 일자리와 이어진다. 산책과 방문 돌봄, 놀이, 병원 동행은 일정한 교육을 거치면 시니어 인력이 맡을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고강도 육체노동보다 책임감과 생활 경험, 정서적 교감이 중요한 분야여서 중장년·노년층에게 접근성이 높은 일자리이기도 하다.
기존 노노케어가 건강한 어르신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일상을 돕는 방식이었다면, 반려동물 돌봄은 여기에 반려동물이라는 매개가 더해진 형태다.
돌보는 쪽은 소득과 사회 참여 기회를 얻고, 돌봄을 받는 쪽은 반려동물 관리 부담을 던다. 같은 고령층이 양육자의 사정을 이해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려동물 돌봄 수요는 고령화와 함께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반려동물 업종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이용금액은 2021년보다 30% 늘었다. 이중 60대 이상 증가율이 60%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반려동물 소비의 중심이 젊은층에만 머물지 않고 노년층으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사회 갈등 예방 측면에서도 반려동물 돌봄 일자리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고령 양육자가 반려동물의 행동 문제를 관리하지 못하면 짖음과 배변, 산책 예절을 둘러싼 민원으로 번지기 쉽다.
방문 돌봄 인력이 정기적으로 반려동물 상태를 살피고 기본 관리법을 안내하면 동물복지와 이웃 간 갈등 완화를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와 고령화가 맞물려 돌봄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면서도, 돌봄 인력의 전문성과 사고 책임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돌봄은 단순히 밥을 주거나 산책을 시키는 수준의 일이 아니다”라며 “동물의 스트레스 신호와 공격성, 개체별 특성, 응급 상황 대응 등에 대한 기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는 만큼 교육과 인증, 보험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지자체로서도 노인 일자리 예산과 반려동물 복지 수요를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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