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소년 다윗은 어느 날 선지자 사무엘로부터 왕이 될 운명을 듣게 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도 전에 전쟁의 한가운데로 내던져진다. 모두가 숨을 죽인 전장, 세상이 두려워한 거인 골리앗 앞에 홀로 선 다윗은 단 하나의 돌로 마침내 그를 쓰러뜨린다.
기적 같은 승리 이후, 그는 단숨에 영웅이 되지만 그 이름은 곧 사울 왕의 분노를 깨운다. 또다시 거대한 위협 앞에 맞서게 된 다윗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무게와 마주하게 되는데…
영화 ‘다윗’(감독 필 커닝햄·브렌트 도스)은 평범한 목동 다윗이 왕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어머니의 노래에서 시작해 골리앗과의 대결, 사울 왕과의 갈등까지 성경 속 다윗의 삶을 스크린에 옮겼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역대 종교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물론, 시네마스코어 A등급, 로튼토마토 팝콘지수 98%를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입증했다. 특히 한국어 더빙판에는 배우 박보검을 필두로 장광·차지연과 송준석·시영준 등 최정상급 성우진이 참여해 국내 개봉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뛰어난 시각적 구현이다. 드넓은 초원을 가로지르는 양 떼와 고대 마을, 수많은 병사가 맞부딪히는 전장까지 공간 하나하나가 입체적으로 살아있다. 3000년 전 고대의 풍경을 세밀하게 구현, 실제 그 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현실감을 만들어낸다.
전투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거대한 스케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특히 골리앗의 존재감이 압권이다. 거대한 체구만 앞세운 단순한 거인이 아니라 표정과 움직임, 피부의 결까지 세밀하게 구현해 압도적인 위압감을 전한다. 등에 난 잔털까지 표현했을 정도로 디테일이 뛰어나 몰입도를 높인다. 덕분에 다윗이 마주한 공포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만든다.
음악도 강점이다. 80인조 오케스트라와 24인조 합창단이 빚어낸 웅장한 사운드는 장면마다 대서사극의 규모감을 한층 키운다. 여기에 뮤지컬 형식의 넘버들이 인물의 감정과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감정의 밀도를 높인다. 박보검이 직접 부른 OST 역시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탠다.
한국어 더빙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문 성우들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특히 성인이 된 다윗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 박보검의 목소리도 처음 등장하는데 장면의 극적인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박보검은 목소리만으로도 다윗의 신념과 흔들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다윗’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종교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성장담으로 확장된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평범한 목동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끝까지 선을 놓지 않는 다윗의 모습은 종교와 관계없이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공동 연출을 맡은 필 커닝햄 감독은 “어떤 삶을 살아온 분이든 극장 문을 나설 때 자기 삶 속에 버티고 선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 웅장하게 승리할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했고, 브렌트 도스 감독 역시 “각자에게 그 빛이 무엇이든 어둠 속에 머무르기를 선택하기보다 그 빛을 따라 모험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연출 의도 전했다. 러닝타임 109분, 오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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