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불안할 땐 돌멩이 문질러요"…‘워리스톤’ 찾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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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스톤. /AI생성이미지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젊은 세대의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음주나 운동, 취미 활동 같은 익숙한 스트레스 해소법 대신 손에 쥐고 쓰는 작은 도구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이들이 늘어나 추세다.

최근 주목받는 방법은 ‘워리스톤(Worry Stone)’이다. 워리스톤은 말 그대로 걱정을 뜻하는 ‘워리(worry)’와 돌을 뜻하는 ‘스톤(stone)’이 합쳐진 말로,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작은 돌멩이를 의미한다. 보통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매끈한 표면을 갖고 있으며, 가운데 부분이 엄지손가락 모양으로 살짝 파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불안하거나 긴장될 때, 혹은 걱정이 많아질 때 돌의 오목한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문지르는 방식이다. 이 반복적인 움직임과 촉감에 집중하면서 불안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돕는다.

스트레스볼, 말랑이, 슬라임, 피젯 스피너, 피젯 큐브, 클릭 스톤 등도 비슷한 도구들이다. 모두 손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특정 감각에 집중하도록 해 긴장을 낮추고 주의를 환기하는 데 활용된다.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해 학업이나 업무 중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청년들이 이 같은 감각 조절 도구를 찾는 배경에는 높은 스트레스와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학업, 취업 준비, 직장 생활 등 경쟁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심리적 압박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인과 자신을 쉽게 비교하게 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졌다.

불안은 머릿속 생각만의 문제가 아니다. 긴장하면 손에 힘이 들어가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얕아지며,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이때 손끝의 촉각에 집중하는 행동은 불안한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의 감각으로 주의를 옮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워리스톤을 문지르는 행위도 이와 비슷하다.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돌의 감촉, 문지르는 속도, 손에 닿는 압력에 집중하다 보면 걱정의 대상에서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문제를 반복해서 떠올리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감각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챙김 기법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워리스톤이은 불안을 없애는 근본적인 ‘치료 도구’는 아니다.

이준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주의를 돌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며 “보기에도 예쁘고 사용법도 간단하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불안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워리스톤이 없더라도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은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복식호흡이다. 복식호흡은 가슴보다는 배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천천히 숨을 쉬는 방식이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배를 부풀리고, 입으로 숨을 내쉬며 배를 천천히 꺼뜨리는 식이다.

예를 들어 4초간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4초간 숨을 멈춘 뒤, 6초간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방법을 반복할 수 있다. 짧게는 2~3분만 시행해도 호흡이 안정되고 몸의 긴장이 완화되는 데 도움이 된다.

점진적 근육 이완도 불안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손, 팔, 어깨, 얼굴, 다리 등 신체 부위에 차례로 힘을 줬다가 천천히 풀어주는 방식이다. 몸의 긴장을 의식적으로 느끼고 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불안으로 인해 굳어진 신체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야 할 감정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불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다만 이를 억누르거나 외면하려 할수록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불안이 찾아왔을 때 ‘지금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호흡이나 감각에 집중하며 지나가도록 두는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카페인과 음주를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가벼운 신체활동은 기분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안과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두근거림, 소화불량 등 신체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불안은 참고 견디기만 해야 하는 감정이 아니다.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작은 돌멩이를 손에 쥐는 것만으로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워리스톤은 마음을 대신 해결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불안한 순간 자신을 돌보도록 돕는 작은 신호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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