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안전불감증 심각'···포항의료원, 마약류 관리 '허점투성이'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포항의료원이 기본적인 보안 규정조차 지키지 않은 채 마약류를 방치해 두는 등 관리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경북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최근 의료기관에서 유출된 의료용 마약류가 10대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며 심각한 범죄를 야기하는 가운데, 정부가 '징벌적 과징금'과 '365일 AI 상시 감시체계'까지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라 지역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병원으로서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상북도 감사에서 포항의료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관리자 2명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현장 관리와 교육 등 마약류 관리 전반에 걸친 총괄 시스템이 미흡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의료용 마약류(프로포폴, 졸피뎀, 펜타닐 등)의 허술한 관리 체계를 틈타 병원 내부 직원이 마약을 빼돌리거나, 타인 명의를 도용해 수천 회에 걸쳐 불법 투약하는 등 의료기관 발(發) 마약 범죄가 연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은 병원 내 마약류관리자가 '자체 마약류관리규정'을 제정하고, 응급실·수술실·각 병동의 관리보조자들을 정기적으로 직접 교육·점검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포항의료원은 병원 자체의 마약류 관리 규정을 전혀 작성하지 않았다. 마약관리 부서의 업무분장 역시 일반 부서와 동일한 일상 업무로만 짜여 있을 뿐, 마약류 관리에 관한 세부적인 책임과 역할 분담은 완전히 누락되어 있었다.

직원 교육과 현장 점검 또한 사실상 방치됐다. 마약류관리자가 직접 현장을 돌며 철저한 점검과 전문 교육을 실시해야 함에도, 병원 측은 행정 부서에서 진행하는 일반 전 직원 대상 특성화 교육이나 법정 필수 교육으로 대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마약류 저장시설의 물리적 보안 상태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마약은 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이동할 수 없도록 고정 설치해야 하며, 이중 잠금장치가 된 철제 금고에 엄격히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3월 실시된 경상북도 감사실의 현장 점검 결과, 포항의료원 한 병동의 마약 보관 금고는 일반인의 눈에 쉽게 띄는 병동 내 업무용 책상 아래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었다.

심지어 일부 병동에서는 마약류 보관 금고가 설치된 ○○실의 문이 열려 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인뿐만 아니라 환자, 보호자의 출입이 잦은 공공병원의 특성상,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마약류가 도난당하거나 불법 유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마약류관리법 제15조 및 시행규칙 제26조에는 마약류는 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이동 불가능하게 설치해야 하며 이중 잠금 철제 금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포항의료원은 지역 주민의 건강을 돌보고 국가의 엄격한 의료 기준을 최선두에서 준수해야 할 공공의료기관이 정작 범죄 위험이 높은 마약류를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사실은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의료 종사자 관계자는 "정부가 마약류 불법 유출 시 행정처분을 기존보다 3배나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시기에, 공공병원이 도난 위험에 이토록 무방비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상북도는 이번 감사 지적사항과 관련해 포항의료원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리고, 마약류 관리 규정 제정과 금고 이동 조치 등의 '시정'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의료용 마약 유출이 심각한 사회적 범죄로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병원의 중대한 보안 허점에 대해 단지 주의와 시정 요구에 그친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자 지나치게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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