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됐다. 이번 국정조사는 그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촉발됐다. 선관위의 부실한 행정 체계와 견제 장치 없는 독단적 운영에 여야가 신속하게 합의를 이뤄낸 결과다. 이제 특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진상 규명과 선거 개혁에 착수하면 되지만 야당 특위 위원들의 ‘객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출범 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특위는 여당 9명과 야당 9명(△국민의힘 7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1명)으로 구성된다. 여야는 사안의 시급성에 공감하며 국정조사에 한목소리를 내왔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여야 동수 구성과 특위 위원장직 양보 등의 국민의힘 측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특위 위원 인선이 공개되자 ‘객관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상현 위원장과 서범수 간사를 비롯해 김은혜·박수민·신동욱·주진우·최보윤 의원이 특위에 합류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부정선거론과 연관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위원들의 과거 발언을 살펴봤을 때 국정조사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만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진우 의원은 “중국 투표소 늘리냐는 것이냐”는 발언과 함께 사전 투표 폐지를 주장해 왔다. 서범수 의원 역시 본투표 일을 3일 늘리자고 제안하며 ‘사전 투표 폐지 법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신동욱 의원의 경우 지난 1월 부정선거론자로 지목된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옹호하며 “학자적인 양심을 갖고 사이버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뭐가 잘못된 생각이냐”고 발언해 논란을 샀다. 여기에 김은혜 의원은 지난 4일 새벽 잠실 올림픽 공원에 방문해 이번 사태를 ‘베네수엘라식 투표율 조작’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김 의원은 선관위의 부실 운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연인 것 같냐. 이게 무능이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윤상현 의원마저 과거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와의 연루설 및 친윤(친윤석열)계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인선을 두고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부의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연일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자리에 가장 편향된 사람을 앉혔다”며 “부실을 부정으로 둔갑시킬 무대가 차려진 것”이라고 일갈했다. 선관위의 ‘부질 행정’에 초점을 맞춰 진상 규명을 주도해야 했을 여당이 도리어 야당발 ‘부정선거’의 늪에 빠지게 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지난 17일 SNS를 통해 “이번 국정조사는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 공방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를 공격하기 위한 조사도,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조사도 되어서는 안 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여야를 떠나 객관적 사실과 증거에 기초해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범야권 의원으로 ‘부정선거론’에 반대해 온 이준혁 개혁신당 대표가 이름을 올린 만큼 특위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졌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편 이번 특위 배정에서 제외된 진보당의 손솔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선관위 상황이 심각해서 국정조사를 잘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구성의 면면을 볼 때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국정조사가 부실 선거에 대한 진실 규명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부정선거 음모론이 계속해서 이야기되는 자리가 될까 봐 걱정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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