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펫코노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 자녀처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사료의 고급화는 △질병 △나이 △체질에 정확히 맞는 제품을 찾는 '초개인화'로 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림피드(대표 김희수)는 펫 헬스케어 시장에 '동결 건조 처방 사료'와 'AI 영상 분석 기술'을 내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지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에서 만난 김희수 대표를 만났다. 그는 동결 건조 사료 브랜드 '트러스티푸드'와 인공지능 기반 펫캠 스타트업 '펫페오톡' 인수를 통해 회사가 그려갈 펫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의 비전을 설명했다.
실제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5월2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반려동물 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약 8조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약 10조원으로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에는 15조원, 2032년에는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사료는 여전히 보호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과학적이고 개별화된 솔루션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처방식 시장 역시 여전히 대량 생산된 알갱이(익스트루전) 형태에 머물러 있다.
김 대표가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서울아산병원 수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처방 사료와 일반 사료에 대한 기호성을 연구했다. 그러던 중 만성질환 반려동물을 위한 처방 사료가 일반 사료보다 기호성이 낮다는 점을 파악했다. 반려동물이 사료 섭취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로 인해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결국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동결 건조 공법을 활용해 맛과 영양소를 동시에 확보했다"며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맛과 영양소를 유지하려는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공법은 수분 함량이 낮아 보존성이 우수하다. 반면 산소에 오래 노출되면 산패한다는 약점이 있다. 림피드는 사료에 알루미늄 패키징을 도입, 산소 차단을 막아 통상적인 사료의 유통기한을 3개월에서 18개월까지 증가시켰다.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과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그렇게 세워진 곳이 사료 전문 임상시험 자회사 '엘브이수의학임상센터'다.
김 대표는 "이곳에선 실제 반려동물에게 급여 테스트를 진행하며 소화율이 어떤지, 혈액 검사 수치는 어떻게 변하는지, 분변 상태는 안정적인지까지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증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장기 보존성부터 수의학적 영양 검증까지, 사료가 반려동물의 입에 들어가기 전 모든 과정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밖에 더 근본적인 문제에 주목했다. 동물은 아파도 숨기는 본능이 있다. 보호자가 건강 징후 이상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림피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15일 AI 반려동물 영상 분석 기업 '펫페오톡'을 인수했다.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 후 질환을 예측하는 AI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펫페오톡은 AI 펫캠 서비스 '도기보기'를 통해 12만 사용자와 3.5억건의 행동 영상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펫 CCTV는 단순히 "강아지가 짖었다"를 알려주는 수준"이라며 "자사 AI는 특정 자세 변화, 음수·배뇨 패턴의 급변, 활동량, 식욕 등 복합적 변화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행동을 감지한다"고 전했다.
가정 내 AI 펫캠을 활용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프라이버시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펫페오톡은 영상 분석 서버 전량을 국내에 두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했다. 또 영상 처리 과정에서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 등 개인 식별 정보가 포함된 프레임은 AI가 자동 감지해 즉시 삭제했다. 개인 IP 서버에는 분석 메타데이터와 짧은 이벤트 클립만 남고, 원본 영상은 외부에 전송되거나 장기 보관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사생활을 완벽히 보호하겠다는 것.
이렇게 확보된 안전한 데이터는 AI의 정확도를 높이는 무기가 된다. 림피드는 수의사가 직접 레이블링(임상적 의미 태깅)에 참여하고, 이 데이터가 다시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는 순환 구조(플라이휠)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림피드는 IBK창공 구로 13기 선정, 지난 4월에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51억 규모의 국책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딥테크 TIPS, 디딤돌 과제 등을 포함하면 총 68억원 규모의 R&D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를 통해 영상 데이터에 전자의무기록(EMR)과 식이 데이터를 결합한 차세대 멀티모달 AI 엔진을 개발 중이다.
또 △숙명여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경북대 수의대 등과 산학연병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동물병원 수의사가 진단 보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국제 학술지 논문도 게재해 학술적 신뢰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회사의 올해 목표는 명확하다. 매출 50억원 달성과 흑자 전환이다. 이를 위해 기존 AI 펫캠 서비스 '도기보기'와 정밀 영양 구독 서비스 '샐러드펫'을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 '킨포라(Kinfora)'를 론칭할 예정이다. AI 펫캠이 24시간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를 바탕으로 개체별 최적 영양 솔루션을 설계해 정기 배송하는 구조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FDA 식품 시설 등록(FFR)도 완료해 글로벌 진출 준비를 마쳤다. 이 등록은 단순히 서류 절차를 넘어, 제품이 생산되는 까다로운 위생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 영토 내로 회사의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는 가장 큰 강점을 보유한 것이다. 실제로 FDA나 FFA 완료 없이는 미국 영토 내로 제품을 통관시킬 수 없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최종 목적지는 반려동물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행동 데이터, 정밀 영양 식이 데이터, 동물병원의 EMR 건강 이력을 하나의 개체 프로파일로 통합하면 AI가 '이 아이만의 정상 패턴'을 학습하게 된다"며 "평소 물을 300ml 마시던 아이가 갑자기 500ml를 마신다면 일반적 기준으론 정상이지만, 이 아이에게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디지털 트윈을 바탕으로 'Detect(조기 발견)·Alert(보호자 알림)·Respond(맞춤형 정밀 영양 제공)'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AI가 인공지능 주치의가 되어 24시간 곁을 지키며, 분석 데이터가 쌓일수록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는 정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아프기 전에 알려주고, 아프지 않도록 먹여주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단순한 펫푸드 기업이 아닌, 혁신적인 'AI 펫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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