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청약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단 한 주도 배정하지 못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금전적 보상 방안 검토에 나섰다. 미국 대표주관사의 막판 물량 배정 취소로 청약이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전날 스페이스X 청약 참여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을 믿고 청약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를 전달하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며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내용과 함께 보상 방안을 신속히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상 스페이스X IPO 공동 인수단에 포함돼 있었으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청약 물량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상태에서 청약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과정에서 한국 몫 물량을 전량 취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수백만 주 규모의 물량을 확보해 국내 기관투자가와 전문투자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배정 주식은 ‘0주’에 그쳤다.
청약 증거금은 전액 환불됐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은 물론 공모가로 스페이스X 주식을 매수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 135달러였던 주가는 상장 첫날 160달러를 웃돌았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공모가 대비 큰 폭의 평가차익 구간에 진입했다. 청약 참여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회비용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검토 중인 보상안의 구체적인 범위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환전 수수료나 환차손 등 직접 비용 보상은 가능하더라도 주가 상승에 따른 기대수익까지 보상 대상으로 인정할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 현장점검에 착수한 뒤 9일 정식 검사로 전환했다. 당초 전문투자자 등록 과정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한 검사였지만, 공모주 배정이 무산되면서 현재는 관련 경위와 투자자 보호 절차 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IPO 배정 경쟁력에 대한 문제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인기 공모주였던 스페이스X 물량이 사실상 한국 투자자들에게 배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내 증권사의 협상력과 영향력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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