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고베 취항… 항공업계, 이유있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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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 이어 제주항공이 인천∼고베 노선 정기편 운항을 개시했다. 고베는 일본 관서지방 대표 항구도시로, 인접 지역인 오사카나 교토와 연계한 여행도 가능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고베 하버랜드 야경. / 제주항공
대한항공에 이어 제주항공이 인천∼고베 노선 정기편 운항을 개시했다. 고베는 일본 관서지방 대표 항구도시로, 인접 지역인 오사카나 교토와 연계한 여행도 가능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고베 하버랜드 야경. / 제주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고베 지역에 잇따라 취항하고 있다. 일본 여행 시장은 이미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높은 수요를 형성하며 사실상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취항하지 않은 지역도 일부 존재하는데, 고베가 대표적인 사례다.

고베는 오사카·교토와 인접한 일본 관서(간사이) 지방의 대표 항구도시지만, 그동안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간사이국제공항을 통한 오사카 여행의 연계 방문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고베공항이 새로운 간사이권 관문으로 주목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고베공항은 오사카 도심과 가까운 입지와 편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간사이국제공항의 대체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특히 공항에서 고베 중심부 접근성이 뛰어나고, 오사카·교토 등 주요 관광지 이동도 가능해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4월 인천∼고베 노선에 국내 항공사 최초로 취항했다. /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지난해 4월 인천∼고베 노선에 국내 항공사 최초로 취항했다. / 대한항공

먼저 지난해 4월 대한항공이 인천∼고베 노선에 국내 항공사 최초로 취항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실제 인천∼고베 노선의 수요는 불어나기 시작했고, 업계와 여행객들 사이에서 고베 노선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졌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고베 노선 이용객 수는 15만6,5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주요 소도시 지역인 마쓰야마, 다카마쓰, 구마모토, 시즈오카, 히로시마에 이어 높은 수요다. 올해 들어서는 여객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 1∼5월 기간 인천∼고베 노선 항공편을 이용한 여객 수는 9만8,587명으로,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4∼12월) 수요의 63% 수준을 차지했다. 1편당 평균 탑승객 수도 약 162명으로, 189석 항공기 기준 평균 탑승률은 약 86% 수준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 취항 이후 고베 노선 시장성이 확인된 것으로, 이후 다른 국내 항공사들도 잇따라 고베 노선에 진입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해 8월과 올해 2∼3월 청주∼고베 노선 부정기편을 각각 3회, 6회 왕복 운항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수요를 파악하고 나섰다. 지난해 8월과 올해 2∼3월 총 9회 왕복 운항한 에어로케이의 청주∼고베 노선은 2,58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고, 1편당 평균 탑승률은 79.6%를 기록했다.

청주∼고베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임을 파악한 에어로케이는 이번달 4∼23일 기간 또 한 번 청주∼고베 부정기편을 주 6회(일∼금요일) 스케줄로 편성해 운항하고 나섰다. 에어로케이는 향후 청주∼고베 노선을 정기편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6월부터 인천∼고베 노선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취항했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6월부터 인천∼고베 노선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취항했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지난 11일부터 인천∼고베 노선 정기편(주 7회, 매일 1회) 운항을 개시했다. 기존 인천∼오사카 간사이공항 노선은 대부분 항공사가 취항해 경쟁하고 있는데, 제주항공은 관서지방의 새로운 관문인 고베공항에 취항하며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9월부터 10월말까지 인천∼고베 노선을 ‘정기 차터편’ 형태로 운항할 예정이다. 정기 차터편은 일정 기간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운항하면서 일반 승객도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기간 한정 운항편이다. 정기운항편과 전세편의 중간 정도의 성격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고베 노선 수요를 추가로 확인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들이 고베 지역에 계속해서 취항하는 이유는 고베국제공항의 지리적 이점과 고베 지역만의 여행 아이템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베는 고베 하버랜드와 메리켄 파크, 기타노 이진칸 거리, 누노비키 허브정원, 아리마 온천, 롯코산 전망대 등 다양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코산 정상에 위치한 ‘고베골프클럽’도 유명해 골프 여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먹거리로는 최상급 품질의 고베 소고기 요리와 빵집투어 등이 유명하다.

/ 에어로케이항공
고베공항에서 고베 시내까지는 30분 안팎의 시간에 도달할 수 있고, 오사카 북부 오사카역이나 우메다역까지도 1시간 안팎의 시간에 도달할 수 있어 오사카 여행객 사이에서 고베공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에어로케이항공

교통도 편리하다. 고베국제공항에서 산노미야역이나 고베역 등 고베 도심까지는 전철로 20∼30분 정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아울러 오사카 북부지역인 오사카역(JR)이나 오사카 우메다역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약 50분∼1시간 내외 정도다. 이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이동하는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이며, 교토까지도 전철을 이용해 이동이 편리해 고베와 교토를 연계한 여행도 가능해 관서지방 여행객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의 경우 여행객이 집중되는 공항으로, 입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고베공항을 이용하면 여행객들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적고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인천∼고베 노선은 우리나라 기준 인바운드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외무성 및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베시가 위치한 효고현의 일본인 여권 보유율은 2024년 기준 약 20%로, 일본 46개 도도부현 중 7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태 한국∼고베 간 직항편이 없었던 이유는 국제선 운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관서지방은 간사이공항을 국제선 허브로 운영하는 역할 분담 정책 때문에 고베공항은 그간 국제선 취항이 제한됐다. 이러한 고베공항도 지난해 4월부터 국제선 터미널 운영을 개시하며 국제화 문이 열렸고,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빠르게 슬롯을 선점하며 여행객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한일노선은 올해도 우리나라 국제선 가운데 가장 많은 여행객이 이용한 노선이다. 1∼5월 기간 한일노선 여객 수는 1,349만1,41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성장했다. 이는 동기간 국제선 총 여객 성장률 11.4%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한일노선 여객 규모는 전체 국제선 여객 규모의 31.7%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하다. 올해도 한일노선 여객 규모는 역대급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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