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대 폭락에 사상 최대 '빚투' 비상…대규모 반대매매 강제청산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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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표시 /사진=뉴시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표시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도로 확대된 가운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나면서 대규모 반대매매에 따른 강제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발 반도체 쇼크로 대형 기술주까지 일제히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29% 급락하며 7484.41포인트에 턱걸이로 마감했다. 지수가 개장 직후 거침없이 추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장 개시 3분 만에 매매거래 일시중단(1단계 서킷브레이커)을 전격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20분간 시장의 모든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다. 유가증권시장에 이어 오후 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에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9.08% 급락한 911.3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번 양대 지수의 동반 폭락은 미국발 반도체주 투매 여파와 금리 인상 우려가 확산되면서 '검은 월요일'의 공포가 현실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됐다. 여기에 브로드컴이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 매출 실적 전망을 상향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을 자극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4.18% 급락한 2만5709.43으로 마감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10.26% 폭락하며 202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 결과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10.18%, 7.68% 하락해 29만5500원과 191만1000원으로 주저앉으며 시장에서 상징성이 큰 '30만전자'와 '200만닉스' 타이틀을 동시에 반납했다.

더 큰 문제는 시장 불안이 고조되는 와중에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에 달해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317억원으로 불과 한 달 전보다 3조원 이상 폭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까지 합산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37조7400억원에 육박한다.

신용거래가 과도하게 누적된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거나 담보비율이 유지 기준 밑으로 떨어져 주식을 강제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 규모가 커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반대매매 금액은 7946억원으로 전월(2642억원)에 비해 약 3배 늘어났다. 8일과 같은 기록적인 폭락장 직후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치명적인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고조된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발간한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개인 레버리지 투자 누증 부담은 주가 급락 과정에서 반대매매 등을 통해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해 연쇄 매물을 출회시키고 주가 변동성을 심화하는 부작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인과 기관의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및 선물·옵션 포지션 청산 등이 함께 가세할 경우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일시에 가중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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