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공포는 소음, 실적은 신호"…LPDDR5X 공급 부족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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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전 거래일(8639.41)보다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마감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8639.41)보다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마감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국내외 금융시장이 '검은 월요일'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 조정을 경기 침체의 신호가 아닌 주도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시장을 짓누른 미국 엔비디아의 차세대 메모리 탑재량 축소 우려는 오히려 극심한 공급 부족을 의미하는 만큼 반도체 실적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나증권 김두언·김록호 연구원은 오늘 8일 보고서를 통해 "6월 8일 한국 증시는 검은 월요일의 공포를 마주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조정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외환 불안, 금리 재가격화, 반도체 차익실현이 동시에 겹친 압축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시장 불안의 가장 큰 출발점을 주식이 아닌 외환시장으로 꼽았다. 미국 5월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달러 인덱스가 100선을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560원 안팎까지 급등하며 외국인 수급을 흔들고 성장주 밸류에이션 하락을 압박했다.

특히 직전 거래일인 지난 5일 삼성전자(-6.4%)와 SK하이닉스(-9.9%),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종이 겪은 충격에 대해서는 '시장의 오해'가 작용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NVL72'의 LPDDR5X 탑재량이 기존 54TB(테라바이트)에서 27TB로 축소될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되며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수요가 커져 발생한 공급 제약 대응 조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탑재량을 절반으로 줄이더라도 랙당 27TB는 기존 '그레이스 Blackwell NVL72'(18TB) 대비 여전히 50% 증가한 규모라는 것이다.

하나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베라 물량이 본격화되는 2027년에는 엔비디아의 LPDDR 필요량이 전체 공급능력의 36%에서 최대 절반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실적으로 메모리 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인 만큼, 탑재량 축소 가능성은 오히려 LPDDR의 심각한 공급 부족을 반증한다는 해석이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발 LPDDR 수요는 디램(DRAM) 가격 상승을 계속 견인하며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상향 여력을 남겨둘 것으로 내다봤다.

매크로 측면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차 봉합 국면으로 이동하며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점이 국내 증시에 중요한 완충재가 될 것으로 보았다. 하나증권은 향후 남은 변수로 미국 5월 CPI 발표(10일), 스페이스X 청약 및 상장(12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15일)을 꼽았다.

한국거래소 ⓒ포인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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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언 연구원은 오늘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개장 직후 투매에 동참하지 말고 환율이 1560원대에서 추가 급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추세가 끝났다고 볼 수 없으며, 실적이 살아 있고 환율이 진정된다면 이번 월요일은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전사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지난 5일 미국 증시 급락 등 시장 상황을 점검한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공조해 글로벌 증시와 환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사이드카 등 안정화 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사전 예방과 불법 공매도 점검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안정적 시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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