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대원제약이 ‘오너 3세’ 백인환 대표 체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은 외형 확장 전략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원제약 영업이익률은 2.8%에 머물렀다. 매출 100원어치를 팔아 손에 쥔 영업이익이 3원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대원제약의 수익성 저하는 백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속도를 낸 외형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백 대표는 2023년 경영 전면에 나설 당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원제약은 전통적으로 ‘코대원’ 계열 등 호흡기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제약사다. 그러나 호흡기 제품군은 인플루엔자 등 계절성 질환 유행 규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업 다각화는 이 같은 특정 품목 의존도를 낮추고 새 매출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추진됐다.
실제 대원제약은 2021년 건기식 기업 극동에치팜(현 대원헬스케어)를 인수했다. 2023년에는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통해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전문의약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비의약품 영역으로 사업 보폭을 넓힌 것이다.
그러나 외형 확장의 이면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졌다. 체질 개선을 이끌겠다던 백 대표의 신사업은 매출 방어에는 기여했지만, 마케팅 비용 가중과 상품 매출 비중 상승을 동반하며 회사의 내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원제약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81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 당기순이익은 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하며 제자리걸음을 걸은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4%, 60.8% 급감했다.
문제는 이번 1분기 실적 부진이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이어진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0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982억원 대비 1.2% 소폭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5억원에 그치며 전년 282억원 대비 87.6% 급감했다. 당기순손익 역시 2024년 9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0억원 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다.

이익률 하락세도 가파르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3년 6.1%에서 2024년 4.7%로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0.6%까지 추락했다. 순이익률 또한 2023년 4.5%, 2024년 1.5%를 거쳐 지난해 -0.7%로 떨어졌다. 매출 규모는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힘은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에는 원가 상승과 미래 투자를 위한 비용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다. 지난해 대원제약의 매출원가는 3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결국 매출총이익이 5.1%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판매관리비와 경상연구개발비가 동반 상승하며 전반적인 비용 압박을 키웠다.
올해 1분기에도 비용 투입은 지속됐다. 특히 경상개발비는 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 급증했다.
여기에 기존 효자 노릇을 하던 핵심 호흡기 품목의 수요 변동도 큰 부담이다. 올해 1분기 간판 제품인 ‘코대원포르테·코대원에스’의 매출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275억원 대비 41.5% 급감했다. 소염진통제 ‘펠루비’ 계열 매출 역시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38억원보다 줄었다.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대원제약의 총부채는 2023년 2437억원에서 2024년 2988억원, 지난해 3391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92.2%에서 105.0%, 123.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익성 저하와 부채 증가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재무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강화한 결과”라며 “단기 이익에 연연하기보다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 및 임상시험에 과감히 자원을 투입해 향후 출시될 신제품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원제약이 외형 성장의 끈은 놓지 않았으나, 내실을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과 도입 품목 확대가 매출 공백을 메우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상품 비중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이어지면 이익률 개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R&D 투자와 신사업 확장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결국 영업이익률 회복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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