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행정통합·AI·균형발전 충남"과 "힘센 충남" 사이…도민은 무엇을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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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충남도지사 후보 TV토론은 단순한 공약 경쟁을 넘어 충남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철학 대결의 성격을 띠었다.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는 "힘센 충남의 완성"을,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는 "AI 충남으로의 전환"을 내세웠다. 표면적으로는 경쟁 구도였지만, 토론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후보 모두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 있었다. "충남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번 토론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AI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 차이였다. 김 후보는 데이터센터와 전력·용수 문제를 언급하며 "AI는 결국 인프라 산업"이라는 현실론을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AI를 의료·복지·돌봄까지 연결되는 생활형 개념으로 접근했다. 산업과 기술 중심의 AI와 사람 중심의 AI가 맞부딪힌 셈이다.

다만 두 후보 모두 'AI'라는 거대한 화두를 제시했지만, 정작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성과 속도감에서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 보였다. 충남의 산업 구조가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철강 등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문제다. 그러나 산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일자리 이동, 중소기업 부담, 지역 간 격차 확대 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법은 다소 부족했다.

행정통합 문제는 이번 토론 최대 충돌 지점이었다. 박 후보는 "중단됐을 뿐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후보는 "몇 달 전까지 반대하던 사람이 갑자기 적임자를 자처한다"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책 논쟁이라기보다 정치적 신뢰 공방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주장했느냐'보다 '도민에게 무엇이 돌아오느냐'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에 대응할 생존 전략이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보다 구체적 청사진과 주민 설득 과정이다.

재정 문제를 둘러싼 공방도 의미 있었다. 박 후보는 충남의 부채 증가와 투자 이행률 문제를 지적했고, 김 후보는 "미래를 위한 생산 투자"라고 맞섰다. 실제로 대규모 투자와 국비 확보는 단체장의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숫자 경쟁만으로 도민 삶의 질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충남은 전국 상위권의 GRDP를 기록하면서도 체감 소득과 정주 여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유치했는가'보다 '얼마나 도민 삶으로 연결됐는가'다.

이번 토론에서 눈에 띈 또 하나는 두 후보 모두 상대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후보는 "힘센 충남 위에 AI 충남을 쌓겠다"고 했고, 김 후보 역시 박 후보의 AI 방향성 자체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극단적 진영 대결보다 정책 연속성과 현실성을 강조한 대목은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아니다. 충남도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지역 소멸을 막고, 청년이 떠나지 않으며, 농촌과 산업이 함께 살아남을 현실적 해법이다. 이번 토론은 그 방향을 보여주기엔 아직 부족했지만, 최소한 충남의 미래 의제가 무엇인지는 분명히 드러냈다. 이제 판단은 도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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