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며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머니무브’가 제2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은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3%대 중반 금리를 내걸고 있지만, 증시 기대수익률을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3.26%로 집계됐다.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2.6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2월 3%대에 진입한 뒤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신 방어 경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저축은행 수신은 올해 초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5094억원에서 올해 2월 97조9365억원까지 5개월 연속 줄었다. 2월 말 기준 잔액은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 말 수신 잔액은 99조5740억원으로 전월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말 이후 100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고금리 예금 판매로 일시적인 반등은 나타났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동 압력이 이어지며 회복세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930조8613억원에서 올해 3월 915조965억원으로 15조7648억원 감소했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지난해 8월 260조5955억원에서 올해 3월 248조2977억원으로 8개월 연속 줄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261조485억원과 비교하면 12조7508억원 감소한 규모다.
제2금융권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자금 이탈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 3%대 중반 금리는 예금 상품으로는 높은 수준이지만,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가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제2금융권의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은 예금을 받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수신이 줄면 대출 여력이 약해지고, 이를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면 조달비용이 상승한다. 고금리 특판이 단기적으로는 수신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예대마진 축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 2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8조4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계약자가 만기 전 보험을 중도 해지할 때 보험사로부터 돌려받는 돈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증시 활황 속에 생명보험 계약을 해지해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보험은 장기 유지가 전제된 상품인 만큼 해지가 늘면 소비자는 보장 공백에 노출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은 적지 않다. 보험 해지가 늘면 계약 유지율이 떨어지고 장래 이익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보험사가 보유 계약에서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을 뜻하는 만큼, 해지가 장기화될 경우 미래 수익성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면서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하려는 유인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를 올려 수신을 방어할 수밖에 없지만, 조달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는 만큼 수익성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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