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칸] ‘군체’, 연상호 세계관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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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 쇼박스
영화 ‘군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 쇼박스

시사위크|칸(프랑스)=이영실 기자  칸에서 첫 공개된 영화 ‘군체’는 연상호 감독이 이어온 세계관을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대신 집단처럼 움직이고 연결되는 감염자들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긴장감을 만든다. 연상호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기어이 또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부산행’ ‘얼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등의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16일(현지시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연상호 감독은 대체 어디까지 이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을까. ‘군체’는 익숙한 감염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하지만,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과하게 스케일을 키우거나 세계관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 감염자들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좀비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비틀며 변주를 이어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호연을 펼친 배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 쇼박스
호연을 펼친 배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 쇼박스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감염자들의 생존 방식이다. 감염자들은 단순히 달려들고 공격하는 존재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고 진화하며 서로 연결된 채 움직인다. 때로는 원초적인 형태로 퇴행하기도 한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점은 ‘군체’만의 차별화된 지점이자 연상호 감독이 좀비 세계관을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감염자들의 움직임 역시 ‘군체’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빠르게 학습하고 진화하는 존재인 만큼 움직임과 공격 방식도 끊임없이 변화해 더 다양한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한다. 인간과 가장 비슷하게 행동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낯선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도 장르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동한다.

극한 상황 속 인간 군상의 민낯까지 함께 들춰내며 연상호 감독 특유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 점도 좋다. 곳곳에 배치된 날카로운 대사와 블랙코미디적 장면들도 영화의 흐름을 단조롭지 않게 만든다.

전지현은 생존자들의 중심축이 되는 권세정으로 분해 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구교환은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없는 서영철을 불안한 에너지로 그려내고, 지창욱 역시 극한 상황 속 변화를 겪는 최현석을 설득력 있게 완성한다. 신현빈·김신록·고수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낸다. 러닝타임 122분,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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