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 1분기 투자손익과 국내외 자회사 실적에 힘입어 순이익 성장을 이어갔다. 장래 이익 기반인 보험계약마진(CSM)은 늘었지만 보험 본업 손익은 크게 줄면서, 생명보험 중심의 수익 구조를 투자·비보험·해외사업으로 넓히는 전략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도 2478억원으로 103.0% 늘었다.
◇보험손익 40% 줄었지만…투자손익 443% 급증
세부 내용을 보면 보험손익 감소를 투자손익과 자회사 실적이 보완한 구조다. 한화생명의 별도 기준 보험손익은 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줄었다. 연결 기준 보험손익도 1462억원으로 37.4% 감소했다.
반면 별도 기준 투자손익은 2419억원으로 443.6% 급증했다. 연결 기준 투자손익도 3346억원으로 142.5% 늘었다. 이자·배당수익 증가와 대체투자 평가이익 등이 투자손익 개선을 이끌었다.
보험손익 감소는 예실차 악화 영향이 컸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한 금액의 차이를 뜻한다.
1분기 보험금 예실차는 지난해 -490억원에서 올해 -730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사업비 예실차도 20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집행이 당초 예상보다 불리하게 나타나면서 보험손익을 끌어내린 셈이다.
◇ CSM 확대…경험조정 부담은 지속
다만 미래 이익 기반은 확대됐다. 한화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6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보유계약 CSM도 8조92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73억원 늘었다.
CSM은 보험사가 앞으로 보험계약에서 벌 것으로 예상하는 미실현 이익이다. 신계약 CSM 증가는 향후 보험손익으로 인식될 이익 기반이 커졌다는 의미다.
전년과 비교하면 CSM 조정 부담도 완화됐다. 지난해에는 할인율 제도 변화 등의 영향으로 변액보험 관련 변동수수료접근법(VFA) 조정이 2860억원 규모로 발생했지만, 올해는 해당 영향이 줄면서 전체 조정 규모도 축소됐다.
다만 기존 계약에서 발생한 경험조정은 -3120억원으로 여전히 부담으로 남았다. 새 계약을 통해 장래 이익 기반은 늘었지만, 기존 계약의 해약 등이 반영되면서 CSM 증가 효과를 일부 깎아낸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1분기 실적효과로 인한 경험조정이 반영된 것”이라며 “언더라이팅 강화 등 효율 개선과 최적가정 관리 강화를 통해 CSM 조정을 최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비보험 자회사로 수익원 확대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GA 종속법인 합산 순이익은 233억원, 국내 금융 자회사 순이익은 145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보험 자회사는 211억원, 해외 비보험 종속법인은 24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해외 비보험에는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넥서스클리어링 등이 포함된다.
이한샘 한화생명 경영기획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한화생명은 생명보험사이긴 하지만 생명뿐만 아니라 손보, 증권, 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가진 금융그룹”이라며 “이러한 전략 하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노부은행 인수를 계기로 보험 판매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기존 인도네시아 생명보험·손해보험 법인에 노부은행을 더해 방카슈랑스(은행 창구 보험 판매)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벨로시티 증권사를 활용한 투자 수요 연결이 거론됐다. 한화생명은 한화투자증권과 자산운용의 미국 투자 수요, 국내 투자자의 미국 투자 수요를 벨로시티와 연계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나아가 미국 투자자의 국내 투자 수요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상품 판매를 넘어 해외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투자·중개 수익까지 노리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한화생명은 비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 애큐온저축은행·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미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을 거느린 상황에서 캐피털·저축은행 매물까지 들여다보며 금융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전략이 국내 생보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저출산·고령화로 신규 보험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보험사는 보장성 중심으로 장래 이익을 쌓는 동시에, 투자·자회사·해외사업을 통해 연결 이익 기반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신계약 CSM을 키우고 있지만, 당장의 보험손익 부진을 투자와 해외·비보험 자회사로 보완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백재민 한화생명 경영관리팀장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을 중심으로 한 별도 기준 이익을 기반으로, 해외사업과 타 업종 금융 부문의 수익을 더해 연결 순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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