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한강을 달리는 ‘러너’ 열풍에 유통업계가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컵라면과 생수를 팔던 한강 편의점은 탈의실과 물품보관함을 갖춘 ‘러닝 플랫폼’으로 변신했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한강 한복판에 러닝화와 운동복을 빌려주는 체험 거점을 세웠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실험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 “맨몸으로 오세요”…뉴발란스, 여의도에 ‘런 허브’ 상륙
10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 이크루즈 선착장 2층에 들어서자 회색 톤의 세련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이랜드월드가 지난 9일 문을 연 뉴발란스 ‘여의도 런 허브’다. 2024년 북촌을 시작으로 성수, 대구 동성로를 거쳐 여의도에 상륙한 네 번째 체험형 거점이다.


이곳은 ‘빈손 러닝’을 가능케 하는 렌탈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방문객은 1만1000원(상·하의 각 3000원, 신발 5000원)만 내면 최신 러닝화와 기능성 의류를 빌려 입고 곧바로 한강 코스로 나설 수 있다. 실제 착화감을 테스트하도록 설계해 ‘체험-커뮤니티-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노린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34)씨는 “신발을 직접 신고 뛰어보니 쿠션감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며 “테스트 후 바로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런 허브는 내달 14일까지 운영된다. 평일(월~금)은 오후 12시부터 21시까지, 주말(토~일)은 오전 8시부터 20시까지 문을 연다. 주말에는 이른 아침 러너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서울의 중심에서 러닝의 정수를 전달하고자 이번 런 허브를 기획했다”며 “한강의 풍광과 함께 브랜드의 기술력과 헤리티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CU의 변신…탈의실·보관함에 ‘웨어러블 로봇’까지
도보로 10분 거리의 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은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CU가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러닝 스테이션’이다.


매장 입구부터 일반 점포와는 진열 품목부터 다르다. 음료와 단백질바, 단백질쉐이크 등 러너 수요가 높은 상품도 별도 코너에 진열돼 있다. 계산대 앞 자리도 과자 대신 러닝 벨트, 헤드밴드, 보호 테이프 등이 차지했다.
매장 한쪽엔 퇴근길 직장인을 위한 25개 무인 물품보관함이 줄지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탈의실과 파우더룸은 물론, 기록 인증을 위한 포토존,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색 코너는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셀 팝업존이다. 5월 말까지 운영되는 이 공간에선 신체 부담을 줄여주는 로봇을 착용해 볼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치료사 출신인 한승현 오버웨이 대표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기록 경신을 원하는 3040 세대부터 보행 보조가 필요한 시니어층까지 주말 평균 40명 이상이 찾는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한강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러닝 인구 때문이다. CU는 이 점포를 시작으로 망원, 반포, 뚝섬 등 한강 인근 19개 점포를 러닝 스테이션으로 운영 중이다.
제주 지역에서의 러닝 스테이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CU 자체 앱 ‘포켓CU' 내 리워드 프로그램인 ‘러닝멤버스’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고, 각 이용자들의 누적 러닝 거리는 9000km를 넘어섰다.
CU 관계자는 “여의도는 마라톤 등 스포츠 행사가 잦고 러닝 유동 인구가 많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좋은 장소”라며 “다양한 브랜드 협업과 이벤트를 통해 러너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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