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소비 양극화 심화…백화점·편의점 웃고 대형마트·SSM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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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BTS 컴백 팝업스토어에서 팬들이 굿즈를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고물가 속 소비 양극화로 백화점·편의점은 성장한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대비 5.6% 증가했다. 업태별 매출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백화점과 편의점 매출이 각각 14.7%, 2.7% 증가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9개월 연속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는 15.2% 매출이 감소했고 SSM은 8.6%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매출 비중은 온라인 60.6%, 백화점 15.4%, 편의점 13.9%, 대형마트 8.1%, SSM 2.0% 등이다.

이는 소비 양극화 흐름으로 백화점은 명품·패션 중심 프리미엄 소비를, 편의점과 온라인은 가성비·즉시 소비 수요를 흡수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SSM은 상대적으로 중간 가격대 채널로 인식되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봄나들이·신학기 수요 등으로 해외유명브랜드, 패션·잡화, 아동·스포츠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브랜드 매출은 전년대비 2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여성정장(11.7%), 여성캐주얼(12.8%), 잡화(6.0%), 남성의류(9.4%), 아동스포츠(4.9%), 가정용품(17.1%)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식품군은 5.4% 매출이 급등했다.

실제 주요 백화점 실적도 호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순매출이 6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58억원으로 39.7% 증가했다. 특히 더현대 서울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8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집객력을 끌어올린 데다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고마진 패션 상품 판매 호조와 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1912억원으로 47.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매출 1조8080억원, 영업이익 1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2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업계도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성장 흐름이 확인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매출은 1분기 2조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8% 늘어난 213억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1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68.6%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소용량·근거리 소비 수요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편의점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반면 대형마트는 식품군과 비식품군 모두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상품군별 매출 증감률 추이를 살펴보면 가전·문화(-0.2%), 의류(-9.2%), 가정·생활(-16.5%) 스포츠(-18.2%), 잡화(-12.7%), 식품(-18.2%)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5.2% 감소했다.

SSM은 4개월 연속 매출이 줄었다. 식품군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10.0% 감소했고 비식품 매출은 8.9% 늘었다. SSM을 방문한 소비자들의 구매 단가와 구매건수가 모두 줄어들며 점포당 매출도 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와 SSM 부진 배경에는 온라인 채널 확대 영향이 큰 것으로 꼽힌다. 식품과 생필품까지 새벽배송·당일배송이 일반화되면서 과거 대형마트의 강점이었던 ‘한 번에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 방어도 쉽지 않은 구조다.

2분기부터는 비용 부담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환율 상승으로 매입가와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 수익성 방어와 경영 효율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롯데마트·슈퍼는 최근 동일 직급 근속 8년 이상이면서 4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며 점포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비는 백화점으로, 반복적인 생필품 구매는 온라인과 편의점으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와 SSM의 핵심 수요층이 예전보다 얇아지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배송 인프라 확장으로 가격과 편의성 격차까지 벌어지면서 기존 오프라인 대량 구매 모델의 경쟁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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