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작년 기록은 작년에 묻어두겠다"
2025시즌 홈런왕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가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 드라마를 집필했다. 그 뒤에는 초심이 있었다.
디아즈는 2024년 루벤 카디네스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정규시즌 29경기에서 7홈런,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5홈런을 쳤다. 포스트시즌에서 임팩트가 워낙 컸기에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전설을 썼다. 144경기에서 173안타 50홈런 93득점 158타점 타율 0.314 OPS 1.014로 펄펄 날았다. 수립한 신기록만 2개다. 2014년 야마이코 나바로(48홈런)를 넘어 단일 시즌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을 썼다. 이어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146개)를 제치고 단일 시즌 타점 1위에 올랐다. 50홈런-150타점 클럽은 KBO리그 최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하리라 믿었다. 그런데 시즌 초는 '홈런왕'의 위용을 보여주진 못했다. 안타는 종종 나왔지만 대포가 없었다. 타점 상황에서 침묵하는 일도 늘었다. 워낙 기대치가 높았기에 디아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진만 감독도 지난 시즌처럼 '면담'을 통해 디아즈가 분발하길 바랐다. 최근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에게 '모두가 너를 믿고 있으니까 압박감 갖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하라'는 내용의 말을 해줬다. 디아즈는 이 말을 듣고 스트레스를 덜어냈다고.
'면담' 덕분일까. 지난 시즌이 연상되는 미친 활약을 펼쳤다. 디아즈는 3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는 치열했다. 한화가 허인서를 앞세워 점수를 내면 삼성이 따라가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삼성이 4-6으로 뒤진 채 9회말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김지찬이 안타를 때려냈고, 이어 최형우가 안타로 힘을 보탰다. 이 안타로 최형우는 통산 2623번째 손맛을 봤다. 손아섭(두산 베어스·2622개)을 넘어 KBO리그 1위로 등극. 무사 1, 2루에서 디아즈가 타석에 섰다. 디아즈는 쿠싱의 3구 스위퍼 실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뽑았다. 시즌 5호 홈런이자 개인 세 번째 끝내기 대포.
경기 종료 후 디아즈는 "공격과 수비 모두 다 좋은 경기였다. 멀리 보지 않고 한 경기씩 선수단이 플레이하고 있다. 한 경기씩 집중해서 했기 때문에 이런 경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엎치락뒤치락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에 뒤집어서 기분 좋다. 제가 몇 주 동안 안 좋았는데 그럼에도 팬분들께서 큰 응원을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끝내기 홈런 상황을 묻자 "타석에 들어갈 때 '내가 여기서 홈런을 쳐서 게임을 끝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라면서 "계속 (타격) 타이밍이 왔다 갔다해서 이 부분을 가장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것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타석에 걸어 갔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과 상황이 비슷하다. 4월 중순 디아즈는 타율이 1할대까지 추락하는 부진을 겪었다. 반등의 계기를 만든 뒤 50홈런 괴물로 탈바꿈한 것. 이번에도 약간의 부침을 겪다 끝내기 홈런으로 한 번에 분위기를 바꿨다.
디아즈는 "작년처럼 됐으면 좋겠다. 작년 초반이 올해보다 더 심했다. 그래서 그렇게까지 심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려고 한다"라면서 "작년 시즌을 생각하지 않고 야구하고 싶다. 제가 만들었던 작년 기록은 작년에 묻어두고 올해는 올해 야구를 건강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24000명의 관중이 디아즈의 '초심'을 지켜봤다. 시즌 10번째 매진. 이날을 계기로 디아즈는 다시 몬스터 시즌을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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