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 ‘디폴트’ 여파…리테일 투자자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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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파이낸스타워. /제이알글로벌리츠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상장 리츠 사상 첫 디폴트가 현실화되면서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단기사채 상환에 실패하며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자, 투자등급과 고금리를 믿고 자금을 투입했던 리테일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7일 만기가 도래한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약 3390억원 규모 회사채를 포함한 총 4000억원대 시장성 차입금의 차환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 개인·ETF까지 번진 손실 우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손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률과 투자적격등급을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판매된 상품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고금리 메리트를 앞세워 리테일 및 WM 채널 중심으로 판매된 만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판매기관의 불완전·불공정판매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간접투자 상품을 통한 2차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를 편입한 공모펀드와 ETF 투자자들은 기초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 해당 리츠를 담은 국내 상장 ETF는 총 9개, 편입 규모는 약 372억원 수준이다. 주요 상품으로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PLUS K리츠,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 KIS 등이 있으며, 저변동성·코스피 추종 패시브 ETF에도 일부 편입된 상태다.

◇ 2만8000여명 소액주주 행동주의 확산 조짐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식은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시가총액 약 2300억원이 묶이면서 개인투자자 2만8209명에게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73.63%로 높은 편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연대는 채권단에 △소액주주연대의 협의 참여 보장 △해외 채권 우선 변제를 통한 캐시트랩(현금동결) 해소를 요구했다. 주주연대는 주주운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12% 이상의 지분이 결집돼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자율채권단 협약은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며 “해당 리츠를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 리츠가 보유한 자산은 여전히 우량하며,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인한 흑자도산 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당사자인 주주대표단이 자율채권단 협약 회의에 참석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 ”며 “리츠 자산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 매각 대금을 국내 채권단 변제에만 사용하지 말고 일부를 해외 대주주단 변제에 사용해 현재 벨기에 빌딩 등에 묶여있는 캐시트랩을 해소해달라”고 촉구했다.

◇ 구조적 유동성 위기…시장 영향은 제한적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는 해외 자산 비중이 높은 일부 리츠를 중심으로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시장에서는 이번 디폴트가 자산 부실이 아닌 ‘캐시 트랩(자금 동결)’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61%까지 상승해 약정 기준(52.5%)을 초과하면서 임대료 수익 전액이 대주단 계좌로 묶였고, 이로 인해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나증권은 자산 매각 없이도 약 13개월치 임대료를 축적하면 LTV 기준을 맞출 수 있었지만 단기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전단채 차환이 막혀 ‘흑자 부도’ 상황에 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이를 특정 리츠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예외적 부실로 보고 리츠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는 해외 자산 비중이 높은 일부 리츠를 중심으로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리츠는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시장의 3%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다고 봤다.

관계기관은 회생 절차를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 대응과 합동 검사도 병행하고, 필요 시 앵커리츠를 통한 유동성 공급과 채권·자금시장 안정 프로그램 확대 등 시장 안정화 조치도 준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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