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내부통제 축 이사회로…8대 금융 의장 살펴보니 ‘감시형 리더’

마이데일리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의 중심축을 이사회로 이동시키는 신호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제도 설계를 넘어 실제 책임 부과 단계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이사회 의장이 핵심 감독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3월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사회 의장을 재선임하며 ‘라인업’을 정비한 직후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부분 연임 인사였지만 내부통제 책임 체계 강화에 대비한 이사회 재구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당초 오는 22일 예정됐던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iM·BNK·JB금융)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연기했지만, 이후 행보는 오히려 더 분주해진 모습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8일 BNK·JB·iM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을 소집해 건전한 지배구조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했다. 같은 날 그는 신임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경영진을 적극 견제·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는 미뤄졌지만, 지방지주와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가 연이어 전달되면서 사실상 이사회 중심 내부통제 기조는 이미 제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연임 속 성격 변화”…‘감시형 의장’ 전면 배치

<마이데일리>가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단을 분석한 결과,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이사회 중심 내부통제 기조에 부합하는 특징을 보인다. 경영 경험을 갖춘 인사도 포함돼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회계·법률·관료·학계 등 감시 기능에 강점을 지닌 인물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KB금융의 조화준 의장은 CFO와 자금·IR 담당, 캐피탈 대표를 거친 재무 전문가다. 신한금융 곽수근 의장은 회계학 교수 출신으로 지배구조 및 재무 투명성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하나금융 박동문 의장은 제조·산업 기업 CEO 경험을 보유하고, 우리금융 윤인섭 의장은 보험·신용평가 업계를 거친 경영·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NH농협금융 김병화 의장은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법률 리스크 대응 경험을 갖췄고, BNK금융 오명숙 의장은 공학·기술계 기반의 공공기관 이사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iM금융 조강래 의장은 자산운용·증권업 대표를 역임한 금융투자 전문가이며, JB금융 성제환 의장은 학계 출신으로 교육·연구 분야 경력을 이어왔다.

배경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내부통제·리스크 관리·감시 기능에 적합한 이력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적 연속이 아니라 역할 중심 재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신한금융과 BNK금융을 제외하고 의장 교체 없이 연임이 이뤄진 점은, 이번 변화가 전면 교체가 아닌 책임 기능 강화에 방점이 찍힌 재편임을 시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이 더 이상 상징적 존재가 아니라 내부통제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인물 자체보다 어떤 역할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 “도입에서 집행으로”…2026년 본격 시험대

이번 변화의 핵심은 책무구조도다. 2024년 11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본격 도입됐으며 증권‧보험사를 포함해 올해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까지 금융권 전반에 적용된다. 이 제도는 금융사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장치로 금융권에서는 올해를 실질 적용 원년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뉴시스

이제는 단순히 제도를 갖추는 수준을 넘어, 실제 금융사고 발생 시 CEO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와 이사회 의장의 감독 책임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내부통제 전문가는 “작년에는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올해는 실제 책임을 묻는 단계”라며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외이사 3년 단임제, 성과보수 환수 제도 등 지배구조 전반을 손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결국 내부통제의 책임 축이 경영진에서 이사회로 이동하면서, 금융지주 지배구조는 ‘의사결정’ 중심에서 ‘감시·통제’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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