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한소희 기자]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가 인터넷 방송인 과즙세연(인세연)을 둘러싼 비난 여론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성명이 공개된 이후, 단체의 기존 지지층 내부에서조차 강한 반발이 이어지며 논쟁이 커지는 양상이다.
한사성은 23일 SNS를 통해 '양지와 음지라는 구분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과즙세연이 한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한 사실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 비난이 거세진 상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단체는 "성적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여성은 '양지'에 나올 자격이 없다는 인식이 이번 비난의 본질"이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시선이 여성의 '급'을 나누고 특정 집단을 사회 밖으로 밀어내는 차별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같은 논리가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한사성은 "사회는 '문란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를 숨겨야 할 존재로 취급한다"며, 이러한 인식 자체가 또 다른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명 발표 직후 비판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더 거세게 터져 나왔다. 핵심 쟁점은 '자발적 선택'과 '비자발적 피해'를 같은 틀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다. 일부 누리꾼들은 "성폭력 피해자와 성인 방송 BJ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피해 경험의 성격이 다른 만큼 동일 선상에 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이런 주장들이 피해자를 더 숨게 만든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논란은 청소년 보호 문제로도 번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인터넷 환경에서 성인 방송이 경제적 성공 수단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콘텐츠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음지의 양지화'가 미성년자에게 왜곡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은 과즙세연이 한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이 "성 상품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물을 모델로 기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했고, 결국 브랜드는 사과와 함께 협업을 철회했다. 이후 다른 협업이 취소되고 과거 유튜브 출연 영상까지 비공개 처리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한사성은 N번방 사건 대응과 딥페이크 피해 지원 등으로 성과를 쌓아온 단체다. 이 때문에 단체의 문제 제기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번 입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지층 내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찬반을 넘어 성적 자기표현과 성폭력 피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피해자 보호 운동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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