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그저 그런 롱릴리프 투수가 특급 성적을 찍는다. LA 다저스 왼손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의 이야기다.
2000년생인 로블레스키는 2021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 342순위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2024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때 성적은 8경기(6선발) 1승 2패 평균자책점 5.70이다.
전천후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24경기(2선발)에 등판해 5승 5패 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충분히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은 입증했다. 하지만 '다저스'에서 선발로 뛰기엔 아쉬웠다.
올해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4경기(3선발)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한 것. 내셔널리그 선수 중 브라이스 엘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1.50),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1.59)에 이어 평균자책점 3위다.
최근 페이스가 무시무시하다. 7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이어 14일 뉴욕 메츠전 8이닝 무실점으로 2연승을 달렸다. 8이닝은 한 경기 커리어 최고 기록. 8회까지 투구 수 90개로, 완봉을 넘어 100구 미만 완봉인 '매덕스'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9회부터 태너 스캇이 등판해 피칭을 마무리했다.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7이닝 1실점 투구로 시즌 3승을 챙겼다. 다른 곳도 아니고 '쿠어스 필드' 투구였기에 더욱 놀라웠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내준 피안타만 8개다. 1회 시작과 동시에 연속 2루타로 1점을 내줬다. 이후 1회 무사 2루, 2회 2사 1, 3루, 5회 1사 1, 3루, 7회 2사 1, 3루 위기를 모두 넘겼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로블레스키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포수의 리드도 훌륭하고, 수비도 매우 좋다. 데이터 담당의 포지셔닝을 포함해 모두가 좋은 일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좋은 느낌이다. 나 자신도 컨디션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평소보다 커브를 적극적으로 쓰며 완급을 조절했다. 로블레스키는 "타격은 결국 타이밍이기 때문에 그것을 빼앗는 것이 중요하다. 커브를 섞거나 낮게 공을 모으면서, 같은 방식으로 타이밍을 어긋나게 한다"며 "오타니를 봐도 커브의 구속을 바꾸거나 슬라이더와 조합하고 있지 않나. 나는 그 정도로 큰 변화구는 없지만, 그의 방식에서 배워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점에서는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오타니는 그것으로 성공하고 있다. 그의 영향은 크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오타니 덕분일까, 커브의 위력이 늘었다. 지난 시즌 로블레스키의 커브 피안타율은 0.275이었다. 올해는 0.200으로 훌륭하다. 오타니도 최근 3년간 커브 비율(6.1%→7.9%→7.9%)을 높이며 재미를 보고 있다. 피안타율(0.400→0.261→0.111)도 발전 중이다. 오타니가 호투를 펼치고, 이를 본 선수들이 영감을 얻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오타니는 1번 타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52경기 연속 출루 성공. 추신수의 아시아인 연속 출루 기록과 동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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