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파업 위기에 놓였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실적 발표일인 22일 집회를 거쳐 5월 1일부터 5일까지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가입자는 368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 비율이다.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은 약 2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찬성 95.52%, 투표율 95.38%로 파업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파업 움직임은 글로벌 고객사와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정제해 생산하는 연속공정으로 24시간 안정적인 가동이 필요하다. 공정이 중단되면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 가능성이 커지고, 이 경우 생산 중인 물량을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공정 특성으로 인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 규모는 최소 64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2조399억원)의 약 3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국내 중견 제약사 한 곳의 연간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은 고객사 임상 일정과 상업 생산 계획에 맞춰 정해진 물량을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납기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기존 계약 이행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급망 신뢰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지방법원에 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9일 심문이 열렸다. 회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2항, 즉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막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 수행돼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 판단은 이르면 24일 전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갈등의 출발점은 임금과 성과 보상이다. 노조는 약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자사주 지급 등 장기 보상 확대와 함께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6.2% 임금 인상안과 그룹 가이드라인 수준의 성과급 기준을 제시했다. 양측 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임단협 협상은 교착 상태다.
현재 노조는 사측의 가처분 신청이 사실상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핵심 공정 인력이 파업에서 제외되면 실질적인 파업 효과가 사라진다고 주장하며, 일부 인력에 대한 쟁의 제한이 이뤄져도 파업은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지부장은 “사측이 협상에 대한 의지가 없는 상태”라며 “협상 결렬 시 파업을 장기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편 삼성전자에서도 파업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이번 집회에 약 3만7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성과급 상한 폐지와 보상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8일간 파업이 진행될 경우 최대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임을 감안하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불거질 경우 하루에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총파업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노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사 협상은 중단된 상태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영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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