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LG전자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생태계 조성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투자자를 넘어 스타트업 발굴과 사업화, 지역 산업 육성을 함께 이끄는 구조를 짜며 차세대 AI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애리조나상무청(ACA) 등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ACA와의 민관 협력을 토대로 애리조나주의 AI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AI 벤처 스튜디오 ‘웨이브X(WaveX)’를 통해 헬스케어, 에너지, 스포츠, 미디어 분야의 AI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이 벤처 스튜디오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인 LG NOVA가 지원하는 투자 플랫폼 노바웨이브 캐피털(NovaWave Capital)가 지난 1월 ACA와 손잡고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전자가 실리콘밸리 기반 혁신 네트워크를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결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벤처 스튜디오를 뒷받침하는 펀드는 LG전자를 앵커 투자자로 두고 있으며, ACA는 현지 스타트업과 초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와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단순히 기술 기업에 자금을 넣는 수준을 넘어, AI 산업의 성장 플랫폼을 직접 설계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보고 있다.
애리조나를 선택한 배경도 뚜렷하다. 애리조나는 외국인 투자 유치와 첨단 산업 육성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지역으로, 반도체, 전기차, 첨단 제조, 소프트웨어, 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집적되고 있다. ACA는 애리조나가 친기업 환경과 우수한 인재 풀, 캘리포니아 및 멕시코와 연결된 전략적 입지를 갖춘 만큼 AI 스타트업 성장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피닉스 인근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애리조나 존재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여기에 LG전자가 AI 벤처 육성까지 더하면서 제조와 에너지, 디지털 혁신을 잇는 복합 거점을 구축하는 그림이 보다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이번 협력에 대해 “애리조나의 첨단기술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고, ACA도 세계적 기술 생태계와 지역 스타트업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노바웨이브 캐피털 측 역시 실리콘밸리 혁신 역량과 애리조나의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생태계를 결합해 차세대 AI·에너지·헬스 기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애리조나는 이미 창업 자금 유입과 스타트업 활동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현지에서는 최근 수년간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피닉스는 미국 내 유망 창업 도시로도 주목받고 있다. ACA는 2024년 이후 현지 스타트업 자금 100억달러 유치, 100개 스타트업 유입, 10개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이번 웨이브X 출범이 그 계획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 업계는 LG전자가 AI 시대에 하드웨어 제조기업을 넘어 혁신 생태계 구축자 역할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애리조나에서 보여준 행보가 단순한 지역 투자 사례가 아니라, AI와 에너지, 헬스케어를 잇는 차세대 산업 지형도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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