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SK네트웍스가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최신원 전 회장을 경영 자문역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복귀다.
△ AI 사업 전환 명분 내세웠지만…이사회 내부서도 '반대' 목소리
SK네트웍스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최 전 회장을 상근 미등기 임원인 명예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작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된 지 8개월 만의 행보다. 사측은 최 명예회장이 보유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를 빌려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내부의 이견이 노출되며 진통을 겪은 사실이 드러났다. 총 7명의 이사 중 최 명예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사장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이문영 사외이사는 보상 체계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장근배 사외이사 역시 기권표를 던지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결국 안건은 이호정 사장 등 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으나, 이사회가 대주주의 복귀를 돕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미등기 임원'으로 주주 견제 피해…리스크 공시와 대조되는 행보
특히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등기 임원 대신 이사회 의결만으로 가능한 미등기 임원직을 선택한 점을 두고, 일반 주주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우회 복귀'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의 대외적인 리스크 관리와 실제 경영 행보가 엇갈리는 대목도 논란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7일 공시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 임원의 위법 행위가 기업 평판과 재무 건전성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최 명예회장은 개인 골프장 개발 부지 대금을 위해 회사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로 빌리고, 개인 유상증자 대금 등을 치르려 281억원을 수시로 인출하는 등 총 560억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회사가 이러한 전력을 스스로 위험 요소로 명시하면서도 정작 그 당사자를 경영 멘토로 영입하는 모순된 결정을 내린 것이다.
△ 경제개혁연대 "회사에 이로울 것 없어"…시장 신뢰 저하 우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배포한 논평을 통해 "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는 회사에 이로울 게 전혀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당사자가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준법경영 의지를 훼손하고 시장 신뢰를 저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이번 인사가 부적절함을 명확히 했다.
결국 SK네트웍스가 추진하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최 명예회장의 복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지, 아니면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부담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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