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글로벌허브‘… 찬바람에 갇힌 부산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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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향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부산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향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부산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향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부산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함께 고민해서 발의했고, 정부도 공감했던 법안인데도 본인(이재명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더 이상 부산 시민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부산특별법’ 신속 처리를 당론으로 확정 짓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 잡기에 혈안이 된 여야가 이번엔 부산에서 충돌하는 모양새다.

◇ 여야 합의로 행안위 통과… 법사위서 발목 잡힌 ‘부산특별법’

‘부산특별법’은 부산광역시의 국제금융·국제물류 기반 조성 및 국제거점도시로의 육성을 골자로 하는 법이다. 2024년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 이현승 의원이 공동 발의했고 지난달 26일 여야 합의로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후 법안은 3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3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숙려기간을 이유로 법안을 법사위에 계류시키며 상황이 급변했다. ‘국회법’은 상임위원들이 법안을 검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숙려기간을 두고 있다. 체계·자구심사를 위해 법사위에 회부된 법안은 5일이 지나야 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이를 근거로 ‘부산특별법’을 30일 전체회의에 상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순조롭던 ‘부산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그 피해는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사진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계단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뉴시스
순조롭던 ‘부산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그 피해는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사진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계단에서 열린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 뉴시스

이런 가운데 3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부산특별법’을 언급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의원 입법 발의시 재정 소요와 관련한 (정부의) 스크린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데 대한 답변 과정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부산특별법’을 만든다길래 (정부에) 어떤 재정 부담이 될지, 정부의 국정 운영과 정합성이 있는지, 부산만 특별법을 만들면 대전이나 광주 등은 어떡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를 조금 했다”며 “그런 것 없이 필요하다고 다 하면 정부에 부담이 되고 집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발언 중 ‘포퓰리즘’을 콕 집어 총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특별법에 대해 ‘포퓰리즘적 의원 입법’이라 비난했다”며 “특단의 지원이 필요한 부산의 현실을 조금만 깊이 살폈다면 감히 부산 시민들 앞에서 ‘포퓰리즘’ 운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포퓰리즘을 핑계로 ‘부산특별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형준 현 부산시장도 “(이 대통령의 말은) ‘부산특별법’을 노골적으로 저지하는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시민들은 호구가 아니다”며 “여야 합의로 상임위 통과시켰고, 이미 통과된 전북·강원 등 다른 지역 특별법과 같은 수준의 특례를 담고 있는데, 유독 부산 특별법만 발목을 잡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형준 현 부산시장도 “(이 대통령의 말은) ‘부산특별법’을 노골적으로 저지하는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사진은 김대식 의원 등 부산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 뉴시스
박형준 현 부산시장도 “(이 대통령의 말은) ‘부산특별법’을 노골적으로 저지하는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사진은 김대식 의원 등 부산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 뉴시스

현 상황이 민주당의 ‘지방선거용 전략’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민주당이) 부산특별법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에 전재수 후보가 갑자기 당·정·청과 잘 협의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꼬집은 것이다. 특별법 처리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이 높은 상태에서 고의로 법안을 지연시킨 뒤,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법안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또다시 국민 분열과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의원 입법 전반에 대해 재정 부담과 법체계 정합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지적이었다”고 밝혔다.

순조롭던 ‘부산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그 피해는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부산시민연합 허성회 공동대표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임위를 통과할 때만 해도 31일에 본회의까지 통과할 거라 찰떡같이 믿고 있었다”며 “특별법만 통과시켜 주면 부산의 모든 현안이 빠르게 진행될 텐데, 전북이나 강원 등은 다 해주면서 왜 부산만 안 해주는 것이냐”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발전의 우선순위가 어디 있는지 대통령과 정당이 한 번쯤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부산 시민들은 벌떼처럼 일어날 것이다. 부산시민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국회에서 시위를 하는 등 계속해서 특별법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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