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공전 중인 ‘제주 4·3 특별법’… 여당 도움 절실

시사위크
지난달 29일 제주 4.3 사건 제78주기를 앞두고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위패봉안실에서 방명록을 남겼다. / 뉴시스
지난달 29일 제주 4.3 사건 제78주기를 앞두고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위패봉안실에서 방명록을 남겼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제주 4·3 사건 제78주기를 앞두고 ‘국가폭력 범죄의 책임을 묻고 희생 구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4·3 사건 유족들을 만나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민·형사 시효 폐지를 약속했다. 특히 사건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3 사건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비극으로 2000년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제주4·3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진상규명이 이어져 왔다. 문제는 법적 정의와 희생자 범위 등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에 22대 국회에는 관련 법안 7건이 마련돼 있으나 모두 계류 중이다. 관련 법안 논의가 거대 양당의 반대와 소극적인 태도로 공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 정춘생 “민주당의 적극적 상정 노력 필요”

지난달 30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혁신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 발언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2년째 소위에서 상정되지 못하고 있는 ‘제주4·3특별법’의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사건 왜곡 처벌 △희생자 범위 확대 △ 국가의 지속적 진상규명에 대한 책무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희생자의 범위를 기존 ‘사망, 행방 불명, 후유장애’ 등에서 ‘연행·구금된 사람’까지 확대했다.

특히 지난 2월 사법부가 희생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현행법상 사건의 정의가 여전히 ‘소요사태’로 명시돼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다. 해당 용어를 근거로 4·3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왜곡과 폄훼 및 허위사실 유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해 최근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1,000만원의 배상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4월 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해 4월 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발의한 ‘국가폭력 영구책임법’ 역시 주목받고 있다. 국가가 저지른 중대한 반인권 범죄에 대해 형·민사 소멸시효를 배제해 희생자와 유족의 권리구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입법 과정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 의원은 ‘오늘 비슷한 발의안이 나왔는데 사실 이전 법안조차 아직 상정 안됐다’는 ‘시사위크’의 우려에 “법안이 소위에 회부되긴 했다. 이제 소위에서 상정한 뒤 심사해야 되는데 상정을 못하는 건 국민의힘 반대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의지를 갖고 결단한다면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사법개혁 등과 같이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대통령도 언급한 만큼  꼭 해야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 의원은 “최근 민주당 측과 또 통화를 해봤다. 노력 해보겠다고 했는데 아직 답을 안 주고 있다”며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3일 혁신당 최고위 회의에서 “내일(24일) 법안 소위에 꼭 상정해 통과시킬 것”이라며 다가오는 4·3 추모식에 희생자 유족에게 선물을 안겨주자고 결의를 다졌지만, 결국 또 제자리 걸음으로 끝났다. 남아있는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 조속한 법안 상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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