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코트 안에서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우리카드는 하나였다.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은 이번 시즌 최고의 명경기였다. 두 팀이 무려 2시간 48분 동안 처절한 혈투를 벌였다. 경기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2 승리였다. 그렇게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했고, 우리카드는 미라클 런을 플레이오프에서 마치게 됐다.
이날 패했지만 우리카드의 코트 위 집중력은 대단했다. 모든 선수들이 체력의 한계에 봉착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며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에 대등하게 맞섰다. 그런 코트 위 선수들을 홈팬 ‘장충이’들은 열렬히 응원했다. 3,510석의 좌석이 매진된 가운데 우리카드 선수들을 향한 장충이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 응원 열기를 한껏 돋운 주인공들은 우리카드 응원단이었다. 그 중에서도 김주일 응원단장과 하지원 치어리더에게 눈길이 갔다. 하지원 치어리더는 이날 경기 스케줄이 배정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고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장충이로 경기장을 찾아 신나게 응원을 즐기는 하지원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하지원은 “우리카드는 첫 시즌인데도 되게 오래 응원했던 팀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저희를 잘 챙겨주신 구단 분들 덕분인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 같은 시즌을 보낸 만큼 중요한 경기를 꼭 보고 싶었다”며 일정이 없는 날임에도 경기장을 찾은 이유를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김주일 응원단장은 이날 속된 말로 ‘두 탕’을 뛰었다. KT wiz의 2026 신한SOL KBO리그 경기를 응원단상에서 치른 뒤 곧바로 장충체육관으로 넘어와 장충이들을 진두지휘했다. KT의 경기가 3시간 27분 동안 치러졌으니, 배구 경기 시간을 합치면 이날 총 6시간 15분, 375분 동안 온몸을 불사른 셈이다.

김 단장은 “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했기에 더욱 이기고 싶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한 경기였다. 배구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4세트였다. 선수들의 투지 덕분에 야구 응원을 하고 넘어왔다고 힘들다는 나약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열심히 응원할 수 있었다”고 야구-배구 두 경기를 모두 마친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우리카드의 2025-2026시즌은 잊을 수 없는 시즌이 됐다. 김 단장은 “1월 부산 원정경기에서 박철우 감독대행의 미라클 런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너무나도 이상할 정도로 그날 경기가 뚜렷하게 기억난다.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 선수가 그날 경기에 결장했고, 세트스코어 0-2로 지다가 리버스 스윕으로 승리한 경기였다. 그날부터가 기적의 시작이었다”고 박 대행 체제에서의 첫 경기를 돌아봤다.
하지원은 “우리는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희망을 갖게 된 것 같다. 다음 시즌이 너무 기대된다”며 기적의 시즌 그다음을 기대했다.

두 사람 모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플레이오프 2차전을 다시 언급했다. 하지원은 “ 아무래도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치어리더가 아닌 팬으로서 본 경기면서 우리카드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온몸으로 응원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고, 김 단장은 “ 장충이들의 응원 목소리에서 간절함을 느꼈다. 4세트 혈전에서 선수들의 투지가 응원석에도 올라온 듯 했고, 아쉬운 패배였지만 응원만큼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 어떤 경기의 응원보다 열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PO 2차전을 꼽은 이유를 들려줬다.
끝으로 두 사람은 한 시즌간 함께 즐기고 최선을 다한 장충이들과 우리카드 가족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김 단장은 “장충에서 장충이들과 응원했던 모든 순간이 늘 감동이었다. 우리카드 가족분들이 코트에서 장충이들의 응원에 불편함이 없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주셨고, 장충이들은 열정적인 응원으로 화답해 주셨다. 배구를 단순한 스포츠를 뛰어넘어 하나의 감동 문화 콘텐츠로 만드는 우리카드가 되기를 응원하고, 나 또한 늘 건강하게 응원을 준비해서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 없는 응원단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하지원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응원해 준 장충이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또 나의 첫 시즌인데도 사랑해 주시고 반겨주셔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신 우리카드 구단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꼭 다음 시즌에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코트 위에서 뛰는 선수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그런 선수들에게 장충이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응원단은 그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멋지게 해냈다. 그렇게 모두가 하나였던 우리카드의 시즌은 조금의 아쉬움과 다음을 향한 커다란 기대감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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