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창신동=김지영 기자 학생 인구가 줄고, 온라인 유통채널이 성장하면서 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보기 힘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Z세대들 사이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문구·완구거리(이하 완구거리)가 ‘말랑이 성지’로 불리며 필수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오후 2시에 방문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는 평일임에도 활기를 띠었다.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부터, 친구와 함께 온 20대 여성, 외국인 관광객, 가족단위 방문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 ‘말랑이’가 뭐길래… 시장 찾는 20대들
1960년 동대문역을 중심으로 문구·완구 상권이 형성되면서 창신동 완구거리가 탄생했다. 이후 120여개의 점포가 자리잡으면서 국내 최대의 문구·완구 전문 도매시장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문구·완구 등 팬시용품, 서적·교재, 체육용품, 피규어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는 가게들이 한 거리에 모여 있다.
31일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창신동완구거리 태그 게시물이 5,000개 이상, #동대문완구거리와 #동대문완구시장이 각각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게시물들은 완구거리에 다양한 종류의 말랑이가 구비돼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말랑이’는 늘리고 주무르는 용도의 장난감이다. 탄성이 있는 고무 재질 튜브 안에 점성이 있는 액체를 주입한 형태로, 스퀴시(squishy), 스트레스볼이라고도 불린다.
스펀지처럼 폭신한 말랑이부터 강한 탄성을 자랑하는 말랑이, 딱딱한 왁스층을 부수는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왁뿌볼(왁스 뿌수기 볼의 준말)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동대문 완구거리 상점 기준 가격은 대부분 2,000~3,000원대였다.
◇ 말랑이에 빠진 이유… “스트레스 풀려요”
이날 친구와 함께 방문한 박영윤(22) 씨는 같이 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줄 치즈빵 모양 말랑이를 여러 개 구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릴스(숏폼 콘텐츠)를 통해 완구거리를 접했다고 말했다. 말랑이를 구매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서주희(27) 씨 역시 “말랑이를 만지고 있으면 고민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말랑이가 저렴하고 종류가 많다는 게시물을 보고 다시 방문했다”고 밝혔다.
평소 중국 커머스채널 타오바오에서 말랑이를 구입해왔다는 양채윤(25) 씨도 이곳을 찾았다. 그는 “가격은 타오바오가 더 싸지만 이곳은 종류도 많고 스티커 같은 고전 문구를 같이 구경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장난감 총을 고르는 20대 여성, 캐릭터 스티커를 구경하는 일본인 여성 관광객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말랑이를 판매하는 문구점뿐만 아니라 인근의 피규어 가게, 카페 등 상점으로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작년부터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A씨는 “기존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면, 3주 전부터 방문객의 연령대가 20대 초반 정도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7개월째 이곳에서 소품샵을 운영하고 있는 정영민(47) 씨는 자신이 시장조사를 하던 1년전 쯤만 해도 이렇게 젊은 세대들의 많이 방문하지 않았다며 “동묘에서 빈티지 의류를 보고 이곳에서 빈티지 완구를 구경하는 것이 MZ세대들 사이에서 하나의 코스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