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 주주총회가 대표이사 선임보다 이사회 책임론과 주주환원 요구가 충돌하는 자리로 변했다. 주주들은 주가 부진과 배당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배구조 개편과 책임 있는 경영을 요구했다.
31일 KT는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대표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경영진 교체 기대보다 주주 반발이 더 크게 부각됐다.
핵심 쟁점은 이사회 책임론이었다. 주주와 노조 측은 조승아 전 사외이사 논란을 계기로 이사회 견제 기능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무자격 상태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데 대해 선임 과정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두 실패했다는 비판이다.
주주들은 보수 환수 문제도 제기했다. 한 주주는 “무자격 이사가 1년 9개월간 받은 보수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섭 KT 이사회 의장은 “법률 검토 결과 실제 근무가 이뤄진 만큼 환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도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노조 측은 “이사회가 이권 카르텔로 기능하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주주들 역시 “이사회 혁신 없이는 정상화가 어렵다”고 압박했다.
주가와 배당을 둘러싼 불만도 동시에 터졌다. 한 주주는 “과거 주식을 샀다면 아파트 4채 값은 날린 셈”이라며 장기 주가 부진을 비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는데도 배당이 그대로인 것은 문제”라며 특별배당과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KT는 지난해 매출 28조2442억원, 영업이익 2조4691억원을 기록했지만 연간 배당은 주당 2400원으로 유지됐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일회성 이익 영향과 투자 필요성을 이유로 들며 배당 정책을 방어했다.
김영섭 대표는 “주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기술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면 주가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박윤영 대표 선임과 함께 사내·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9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전자 주주총회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주총 전반의 흐름은 분명했다. AI 전략이나 사업 방향보다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문제가 중심 의제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박윤영 대표 체제의 첫 과제로 ‘조직 개편’보다 ‘신뢰 회복’을 꼽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신뢰를 점검하는 자리였다”며 “새 경영진이 이사회 투명성과 주주환원 정책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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