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면제 대신 앱 처방”…한독·웰트, 디지털 헬스케어 ‘슬립큐’ 전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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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강남구 한독 본사에서 열린 웰트 슬립큐 미디어브리핑에서 강성지 웰트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호빈 기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한독과 웰트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를 앞세운 인공지능(AI) 기반 고도화 전략과 해외 진출 계획을 강조했다.

슬립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스마트폰 앱 형태로 구현한 디지털 치료기기다. 지난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통합심사 1호 혁신의료기기다.

의료진 진료 후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환자는 6주간 수면제한, 자극조절, 인지 재구성, 이완요법, 수면 위생 교육 등을 통해 수면 습관을 교정한다.

10일 한독과 웰트가 서울 강남구 한독 본사에서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슬립큐의 개발 현황과 사업 전략, 글로벌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웰트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기업이며, 한독은 국내 유통과 사업화를 담당한다. 양사는 2024년 4월 첫 처방을 시작한 뒤 비대면 진료를 중심으로 초기 시장을 넓혀 왔고, 최근에는 대면 진료 처방도 확대하고 있다.

슬립큐는 현재 종합병원 20여곳, 클리닉 60여곳에 리스팅을 마쳤으며, 한독의 전문의약품 영업조직과 협업해 처방처를 늘리고 있다. 웰트는 이를 기반으로 2027년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이유진 웰트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이날 발표에서 불면증 치료의 핵심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짚었다.

그는 “불면증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먼저 수면제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우선 인지행동치료를 권고한다”며 “다만 의료 현장에서 이를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워 슬립큐 같은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는 환자가 앱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치료는 설문으로 시작해 설문으로 끝나며, 수면 기록을 기반으로 환자별 권장 수면 시간이 제시된다. 여기에 수면제한, 자극조절, 인지치료, 수면 위생 교육 등 5가지 요소가 체계적으로 반영된다.

환자 관리 체계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한독이 운영하는 콜센터가 설치 직후와 8일차, 4주차에 환자에게 연락해 치료 취지와 사용법을 다시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유진 CMO는 “이런 관리 구조 덕분에 실제 현장 데이터가 임상시험 결과에 준하거나 그 이상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웰트 최고의학책임자 이사(왼쪽부터), 강성지 웰트 대표, 김경한 한독 디지털헬스케어사업실장. /이호빈 기자

실제 처방 사례도 공개됐다. 갱년기 여성 환자가 수면제 대신 슬립큐를 사용한 뒤 불면 증상뿐 아니라 우울감과 불안이 함께 완화된 사례, 오랜 기간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가 수면 제한 프로그램을 따르며 수면 효율을 끌어올린 사례, 1년 전 슬립큐로 효과를 본 뒤 재발 시 다시 처방을 요청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웰트는 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수면 효율과 불면 관련 인지 왜곡 개선을 확인했으며, 실제 처방 현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웰트는 여기서 더 나아가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차세대 버전 ‘슬립큐 2.0’을 개발 중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슬립큐 1.0이 사람이 하던 6주 프로그램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것이라면, 2.0은 이를 AI 방식으로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슬립큐 2.0에는 AI 기반 복약 타이밍 플랫폼 ‘에이전트Z’가 탑재될 예정이다. 사용자의 수면 행동과 생리 신호, 스트레스 변화, 생활 패턴 등을 분석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약물 복용 시점을 개인화하는 기술이다.

강 대표는 슬립큐를 수면 분야에 한정된 제품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슬립은 AI 적용 시 상대적으로 위험을 낮게 관리할 수 있는 첫 파이프라인”이라며 “수면에서 데이터를 축적한 뒤 혈당, 혈압, 파킨슨병 등 다른 질환 영역으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처방한 약과 환자 사이를 AI가 메우는 구조를 만들고, 약물 치료 성능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웰트는 2024년 독일 디지털 헬스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독일 뮌헨에 지사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CE 인증과 ISO27001 인증을 획득했고, 현재 독일 샤리테 병원에서 성인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 급여 제도(DiGA)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동 시장에서는 현지 유통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강성지 대표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라며 “실제 데이터와 임상으로 신뢰를 쌓아가며 한독과 함께 시장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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