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미래를 바꾸는 ‘AI’에 집중하는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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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강력한 연산 능력이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는 ‘바이오’다. 수천~수만개가 넘는 세포와 유전자 데이터의 분석은 이제 꿈같은 일이 아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AI의 강력한 연산 능력이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는 ‘바이오’다. 수천~수만개가 넘는 세포와 유전자 데이터의 분석은 이제 꿈같은 일이 아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연산 능력’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처리하는 것이 AI가 가진 가장 뛰어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AI의 강력한 연산 능력이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는 ‘바이오’다. 수천~수만개가 넘는 세포와 유전자 데이터의 분석은 이제 꿈같은 일이 아니다.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AI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과학자 2명이 선정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 AI로 그린 ‘세포·유전자지도’, 국내 연구진이 최초 개발

국내 연구진들 역시 AI를 활용한 바이오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 곳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다. 4일 KAIST에 따르면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 교수팀과 공동 진행했다.

이번에 KAIST 연구진이 공개한 기술의 이름은 ‘scHiCAR(single-cell Hi-C with 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 and RNA sequencing)’다.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동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scHiCAR을 활용하면 세포 하나 하나의 내부 유전 정보를 ‘입체 지도’처럼 읽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4일 KAIST에 따르면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 교수팀과 공동 진행했다./ KAIST
4일 KAIST에 따르면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 교수팀과 공동 진행했다./ KAIST

이런 고난이도 기술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AI’의 힘이 컸다. KAIST 연구진은 고성능 AI모델을 접목, 세 가지 유전정보를 단일 세포에서 동시에 분석하는 통합 정밀 분석 기술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trimodal Trimodal Multi-omics)’ 기술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세포 하나당 분석 비용을 0.04달러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KAIST 연구진은 신규 기술을 실험용 쥐의 뇌 조직과 근육 재생 과정에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22개 주요 세포 유형의 서로 다른 유전자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근육 줄기세포의 재생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과 구조적 변화의 동적 패턴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추적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기존의 세포 추적 방식인 ‘단일세포 후성유전체’ 방식보다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가 좀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를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부 유전체 설계도를 정밀하게 읽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파킨슨병과 암 등 복잡 질환의 발생 기전을 밝히고 환자 맞춤형 신약 타깃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7일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첨단바이오 분야의 범정부 차원 비전 및 전략 수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사위크DB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7일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첨단바이오 분야의 범정부 차원 비전 및 전략 수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사위크DB

◇ AI바이오산업에 집중하는 정부, 관련 연구과제도 쏟아져

이 같은 성과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외 바이오산업 및 연구 분야에서의 AI활용은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관련 산업 규모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에’에 따르면 생물정보학 분야 AI시장 규모는 약 100억6,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오는 2034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335억2,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 역시 관련 분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7일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첨단바이오 분야의 범정부 차원 비전 및 전략 수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오는 4월23일 시행 예정인 ‘합성생물학 육성법’에 따른 법정계획 ‘제1차 합성생물학 육성 기본계획’ 수립 착수 관련 첫 회의를 이날 개최했다. 회의를 이끈 수립위원회는 민간의 다양한 의견 반영을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아울러 정부출연 연구기관 및 대학 연구를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NRF)는 지난 1월 27일 ‘2026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신규과제 제2차 공모’를 진행했다. 해당 공모는 지난 24일 마감됐다. 최종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사업의 핵심 AI바이오 과제는 △AI 기반 당뇨병성 신장질환 바이오마커 발굴 및 치료기술 개발 △AI 융합 차세대 고리형 펩타이드 의약품 플랫폼 구축이다. 각각 20억원, 36억원의 당해연구비가 지원된다. 또한 ‘항체의약품 특화 오송 AI 바이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타당성 기획연구’에는 당해연구비 5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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