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원 춘천, 경남 밀양, 충북 단양, 경남 함양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대형 산불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기후위기로 길어진 건조 기간, 사소한 부주의, 촘촘하지 못한 예방·감시 체계가 겹치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산불은 자연재해의 외피를 쓴 구조적 인재(人災)다. 지금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내년에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최근 수년간 봄철 강수량 감소와 고온 현상이 겹치며 산림은 성냥개비처럼 말라 있다. 특히 동해안과 영남권은 푄 현상과 강풍이 더해지면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한다.
2022년 울진·삼척 일대를 초토화한 대형 산불은 강풍을 타고 며칠간 번지며 역대급 피해를 남겼다. 기후위기가 산불의 '연료'를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기후만이 아니다. 최근 춘천, 밀양, 단양, 함양 등지에서 잇따른 산불 역시 대부분 건조한 날씨와 인위적 요인이 맞물린 사례로 지목된다.

산림 당국 통계에 따르면, 산불의 상당수는 입산자 실화, 영농 부산물 소각, 담배꽁초 투기 등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논·밭두렁 소각은 여전히 관행처럼 남아 있고,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은 강풍 한 번에 재난으로 바뀐다.
처벌은 강화됐지만 단속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예방 캠페인은 반복되지만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산불이 '사고'가 아닌 '범죄'라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림 구조 역시 취약하다. 조림 위주 정책으로 침엽수 단순림이 확대되면서 불에 잘 타는 수종이 밀집된 구간이 늘었다. 숲가꾸기와 방화선 정비는 예산과 인력 한계로 충분치 않다. 감시 체계도 완벽하지 않다. 드론과 CCTV가 확대됐지만 초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는 여전하다. 산불은 30분이 전부다. 초동 진화에 실패하면 대형 재난으로 직결된다.

농촌 고령화도 위험 요인이다. 소각 행위의 상당수가 고령층에서 발생하지만 안전 교육은 체계적이지 않다. 산불 발생 시 대피 체계 역시 촘촘하지 못하다. 과거 경북 지역 대형 산불 당시 주민 대피 혼선이 반복되며 불안이 증폭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해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봄철 전면 소각 금지와 강력 단속 △침엽수 위주 산림 구조의 점진적 전환 △마을 단위 자율 감시 체계 구축 △초동 진화 인력·장비의 상시 확충 △위성·AI 기반 조기 감지 시스템 고도화 등 결국 핵심은 예방을 '비용'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는 국가적 전환이다.
또 반복할 것인가, 구조를 바꿀 것인가, 산불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 한반도 전역이 잠재적 위험지대다. 불씨 하나가 도시를 위협하고 산업을 멈추게 한다. 산불이 많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조를 손대지 않는 한, '불의 계절'은 매년 더 길어질 것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