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현대차” 아시안 조롱하다 쫓겨난 英 중고차 부호, 복직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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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와델 빅모터링월드 창업자. /빅모터링월드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영국의 중고차 유통업계 거물이 아시아인을 ‘현대차(Hyundai)’라고 지칭한 발언 등으로 해임된 뒤 오히려 회사를 상대로 복직 소송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25일 영국 고등법원에 따르면 중고차 업체 빅모터링월드(Big Motoring World) 창업자 피터 와델(59)은 최근 자신을 해임한 투자사 프레시스트림(Freshstream)을 상대로 복직과 경영권 회복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와델은 글래스고 거리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10대 시절을 거쳐 영국 내 두 번째로 큰 중고차 유통업체를 일군 인물이다. 빅모터링월드는 연간 약 6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중고차 유통업체로, 기업가치는 약 5억 파운드(한화 약 8000억원)로 평가된다.

그는 2022년 사모펀드 프레시스트림에 회사 지분 3분의 1을 7200만 파운드에 매각했다. 그러나 2024년 4월 내부 조사 결과를 근거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인종차별·성희롱성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총 22건의 부적절 행위가 사실로 인정됐다는 것이 투자사 측 주장이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대목은 와델의 인종 관련 발언이다.

법정에서 공개된 주장에 따르면 그는 아시아계 사람들을 ‘현대차’라고 지칭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대해 와델 측은 “힌두(Hindu)를 발음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며, 난독증으로 단어를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의혹은 여성 청소 직원에게 외설적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와델 측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고의적 성희롱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지만 했다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도 직원 외모에 대한 반복적 언급, 직원 간 관계에 대한 공개적 발언, 특정 직무에 외모를 기준으로 직원을 배치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다. 투자사 측은 이러한 22건의 부적절 행위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고 맞섰다.

와델은 자신이 난독증, 청각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징계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절차가 공정하지 않았고, 투자사가 경영권 장악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입장이다.

그는 복직과 함께 손해배상 37만5000파운드, 투자사 지분을 공정가치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반면 프레시스트림 측은 독립된 법률 전문가가 조사를 진행했으며, 와델이 조사 및 징계 절차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투자사 측은 “어떤 CEO도 직장에서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해임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산을 빼돌리거나 회사를 의도적으로 약화시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소송은 창업주와 사모펀드 간 경영권 분쟁이 인종·성차별 논란과 결합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법원은 해임 절차의 정당성과 내부 조사 결과의 타당성 여부를 중심으로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소송은 현대차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글로벌 브랜드명이 인종적 농담의 소재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아시안을 현대차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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