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영업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건전성·지배구조 관리를 강화하는 ‘구조적 전환’에 나선다. 부동산 중심의 여신 구조를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넓히는 한편, 자산 규모에 따라 자본 규제를 차등화해 업권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울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저축은행 CEO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한 저축은행 12개사 대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금융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방안은 △금융공급 대상 확대 △예대율 제도 개선을 통한 지방 자금 흐름 유도 △대형사에 대한 자본관리 체계 고도화 △사전 리스크관리 중심의 자산건전성 체계 구축을 핵심 축으로 한다.
우선 저축은행의 주된 기업대출 대상을 기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유가증권 운용 규제도 합리화해 비상장주식 보유한도를 자기자본의 10%에서 20%로 완화하는 등 혁신·성장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력을 넓힌다. 온투업 연계투자 허용, 사잇돌대출 상품 분리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여신 기반을 강화한다.
예대율 산정체계도 손질한다. 수도권 대출 가중치는 현행 100%에서 105%로 상향하고, 비수도권은 95%로 낮춰 지방 여신을 우대한다.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영업행위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일정 요건(BIS 비율 13% 이상 등)을 충족한 대형 저축은행에는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을 독자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자산 1조원 이상 중·대형사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도 상향 조정한다.
다만 규제 완화와 병행해 건전성·지배구조 규제는 한층 강화된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은행 수준으로 자본 규제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미래상환능력(FLC) 기반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도입한다. 연체 이후 사후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사전 리스크 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자산 규모별 소유 규제도 새로 도입한다. 자산이 20조원 이상이면 지분 보유 한도를 50%로, 30조원 이상은 34%, 40조원 이상은 15%로 단계적으로 제한한다. 대주주 정기 적격성 심사도 합리화해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기 발생 이전 단계에서도 자본 확충 요구 및 배당 제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중앙회 NPL 자회사를 자산관리회사로 전환해 부실채권 관리 역량을 높인다.
이억원 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중장기적 건전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저축은행이 책임성과 자금공급의 유연성을 갖춘 업권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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