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AI 산업 확산이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이 맞물리면서, 물류기업의 역할도 단순 운송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파트너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진(002320)이 이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 특화 물류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항공·해상·특수선 운영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운송 실적을 넘어, 고위험·고부가가치 에너지 화물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구조적 역량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진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품질인증(CEIV Lithium Batteries)을 확보하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공인받았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입 △보관 △운송 전 과정에서 화재 및 위험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다.
특히 2024년 1800톤 규모의 리튬염 제조설비 모듈 운송을 수행한 사례는 단순 완제품이 아닌 생산 설비 단계까지 아우르는 SCM 역량을 입증한 대목이다. 이차전지 산업이 소재·장비·완제품으로 수직 계열화되는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한진은 밸류체인 전반을 연결하는 물류 사업자로 포지셔닝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 물류의 또 다른 축은 해상 중량물 운송이다. 한진은 국내 유일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전용 운반선인 청정누리호를 운영하며 국가 에너지 관리 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고위험 화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해 온 경험은 LNG, 풍력 등 대형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설비 운송으로 확장됐다.
1만2000톤급 한진 파이오니어, 1만5000톤급 한진 리더호 등 중량물 전용선을 통한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실적은 단순 화물운송이 아니라, 발전 인프라 구축 단계에 직접 관여하는 사업 모델로 읽힌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맞물려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한진의 전략은 외부 화물운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천·대전·포항·대구 등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설비를 운영하고, 김포국제공항 인근 주유소를 전기차 전용 충전소로 전환하는 등 내부 운영체계의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500대 규모의 친환경차를 운영하며 매년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 역시 공급망 전반의 탄소 저감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는 ESG 홍보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탄소배출 관리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에너지 산업이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탄소 관리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물류기업의 경쟁력 역시 친환경 인프라와 직결되는 구조다.
한진 관계자는 "AI 중흥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으로 에너지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이다"라며 "한진은 이차전지 SCM부터 전력 인프라 지원, 사업장 내 에너지 전환에 이르기까지 검증된 역량과 실적을 바탕으로 에너지 공급망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AI 산업 성장과 전력 수요 폭증은 에너지 산업의 전략적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진은 이차전지 SCM, 특수 해상 운송, 내부 에너지 전환을 삼각 축으로 내세우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 공급망 파트너십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에너지 산업의 변동성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 안정적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업만이 차별화된 가치를 인정받는다. 한진이 운송사라는 전통적 이미지를 넘어 에너지 공급망의 전략적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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