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손흥민(34·LAFC)이 새로운 시즌 첫 경기에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18일(한국 시각) 온두라스 산 페드로 술라에서 펼쳐진 레알 에스파냐와 2026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LAFC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출전해 후반 15분까지 뛰면서 1골 3도움을 올렸다.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LAFC가 2-0으로 앞선 전반 22분 페널티킥(PK)을 맡았다. 여러 팬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장면이 머리를 스쳤다. 꽤 부담스러웠을 법했다. 침착하고 냉정하게 킥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평소 주로 차는 골키퍼 오른쪽으로 낮고 빠른 킥을 해 골을 성공했다.
4개의 공격 포인트, 시즌 마수걸이 골만큼 중요한 게 이번 페널티킥 성공이다. 이번 득점으로 지난 시즌 승부차기 악몽을 떨쳤고, 대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전력이 한 수 아래인 레알 에스파냐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차 성공한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페널티킥은 차는 키커가 막는 골키퍼보다 심리적으로 불리하다. 그것도 직전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더더욱 그렇다.
손흥민은 데드볼 처리도 잘하는 선수다. 프리킥도 잘 차고, 코너킥도 잘 찬다. 하지만 이상하게 페널티킥을 놓치는 경우가 꽤 많았다. 특히, 한국 대표팀에서 실패한 적이 꽤 있다. 팀의 '에이스'로서 느끼는 중압감이 생각보다 매우 커 부담을 느낀 듯하다. 감아 차기를 주로 하는 스타일도 상대 골키퍼에게 읽히기 쉽다는 평가도 있다. 어쨌든, 페널티킥을 종종 차지만 성공률이 기대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다.
새로운 시즌 첫 경기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페널티킥을 굳이 차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돌려서 생각하면, 계속 피한다고 상황이 좋아질 리는 없다. 지난 시즌 마지막 순간을 승부차기 실축으로 끝낸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공을 들고 페널티킥을 준비했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지역으로 공을 날려 골 네트를 갈랐다. 시원하게 아쉬웠던 순간을 씻어냈다.



페널티킥이나 승부차기 이야기를 하면 항상 술안주처럼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판타지스타 로베르토 바조다. 1994 미국 월드컵 브라질과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허공에 날려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다. 사실 바조가 성공했어도 이탈리아는 3-3 동점을 이루고 브라질 마지막 키커의 슛을 막아야했다. 바조가 실축한 건 맞지만, 패배의 직접적인 책임자로 회자되는 건 왠지 모르게 불공평해 보인다.
어쨌든 바조는 승부차기 악몽을 딛고 더 큰 스타가 됐다.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다시 나섰다. 흥미로운 사실은 직전 대회에서 브라질과 결승전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실축했던 그가 다음 대회에서 맞이한 승부차기에서는 첫 번째 키커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큰 부담을 이겨내며 깔끔하게 성공했다. 아쉽게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3-4로 졌지만, 바조는 승부차기 악몽을 떨쳐낼 수 있었다.
승부차기나 페널티킥을 놓쳐 체면을 구긴 슈퍼스타들은 꽤 많다. 바조뿐만 아니라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킥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도 PK 실패로 고통스러워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PK 실패 이후에 다시 PK를 차 성공하며 부활을 이뤘다는 점이다. 언젠가 바조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페널티킥과 관련된 명언으로 남아 있다. "페널티 마크 앞에 서는 선수는 적어도 페널티킥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뛰어넘은 사람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