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태] 강제청산 속출·점유율 급락…IPO도 ‘먹구름’

마이데일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를 통해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단위가 '원'이 아닌 'BTC'가 입력돼 1인당 2000억원이 넘는 총액 약 64조 원의 수량이 오지급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 측은 전체 오지급 물량의 99.7%에 달하는 61만 8212개 BTC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가격 급락과 강제청산으로 이어졌다. 회수되지 않은 자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과 국회의 비판까지 겹치면서 신뢰도는 물론 상장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비트코인 1788개 출회…가격 급락·강제청산 확산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당첨금으로 비트코인 62만개(약 62조원 규모)를 잘못 지급한 가운데 비트코인 오지급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단기간 가격이 급락했고, 이 과정에서 렌딩 서비스를 이용하던 계좌 64개에서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강제청산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인 지난 6일 오후 해당 사고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오지급된 비트코인 1788개가 매물로 나오면서 95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111만원까지 떨어졌다. 담보로 맡긴 비트코인의 평가액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유지증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계좌들이 강제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 규모는 최소 수억원대로 추산된다.

빗썸은 고객 손실을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빗썸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제출한 경과보고 자료에는 “일부 이용자의 비트코인 매도로 인해 발생한 강제청산은 현황 파악 후 전액 보상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오지급 물량 중 일부는 현재까지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회수되지 않은 비트코인은 125개로, 약 130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약 30억원은 이미 현금화돼 출금됐으며, 약 100억원은 다른 가상자산 매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자발적인 반환을 유도하고 있으나, 반환을 거부하는 이용자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 IPO 추진 차질 우려…내부통제·시장 침체 ‘이중 부담’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빗썸의 기업공개(IPO) 심사 과정 전반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해왔다. 지난 2023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법인 ‘빗썸에이’를 출범시키며 상장 준비에 나선 바 있다.

빗썸은 IPO 준비를 위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마이너스 수수료’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벤트 직후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면서 상장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빗썸은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담도 떠안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98%가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 부진이 곧 실적 둔화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6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5% 감소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빗썸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성명을 통해 “빗썸 사태는 평소 불투명한 담보 관리, 발행·청산 구조 취약성, 전사적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감독 실패가 국내 비트코인 폭락 등 구조적 리스크로 전이된 최초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정무위 긴급 현안질의…지배구조·입법 리스크 부상

오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빗썸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 등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빗썸 경영진의 출석을 요구했다.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와 이재원 빗썸 대표, 이정훈 빗썸홀딩스 창업주 등이 출석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무위원회는 사고 경위와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책임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빗썸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내부통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 중이다. 당시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만2000여 개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령 코인’ 논란도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관련 2단계 입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 규율 체계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거래소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전산 사고 발생 시 무과실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은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부과, 외부 기관의 주기적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점검 의무화, 전산 사고 등의 발생 시 가상자산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 규정,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통해 시스템의 맹점을 해결하겠다”고 예고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빗썸 오지급 사태] 강제청산 속출·점유율 급락…IPO도 ‘먹구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