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은 못 내려놓겠다?" 행정통합 입법공청회서 중앙정부 '속도전' 민낯 드러나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회에서 논의 중인 대전·충남을 비롯한 광역 행정통합 법안이 시작부터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대통령의 지방분권 의지와 달리, 중앙정부가 핵심 권한과 재정을 내려놓지 않은 채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입법공청회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통합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부족, 불명확한 재정 지원 기준, '선(先)통합·후(後)보완'이라는 정부 논리가 도마에 오르면서 행정통합 논의는 졸속 추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렸지만, 회의 시작부터 법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허울뿐인 통합 법안이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접근 방식에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통합 당사자인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의견 수렴 없이 '속도전'에만 치우친 하향식 행정통합은 진정한 지방분권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토론자는 "이런 방식의 하향식 통합으로 과연 우리가 원하는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반문하며, 중앙 주도의 통합 논의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꼬집었다.

재정 지원을 둘러싼 불투명성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원 규모의 인센티브가 기존 지방교부세를 포함한 것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통합을 먼저 추진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공청회장에서는 "선통합·후보완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국회를 찾아 지방정부 권한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을 때만 지방분권이 가능하다"며, 행정통합이 지역 균형발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별도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 명분만 남은 행정통합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이 아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재정과 권한 이양의 공통 기준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상임위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공청회를 통해 드러난 현장의 반발과 구조적 문제 제기로 법안 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도착점이 보인다'던 행정통합 논의는 오히려 속도전의 민낯을 드러내며, 국회 통과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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