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무위기와 공공 불신이 겹친 한국전력에서 전영상 상임감사위원은 감사를 통제 수단이 아닌 구조 혁신의 도구로 전환해 숫자로 성과를 증명하며 공기업 감사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올해의 인물은 성과로 말해야 한다. 전영상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규모 적자와 전기요금 논란, 공공기관 전반의 신뢰 위기 속에서 그는 '감사'로 조직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재무 숫자를 개선했다. 공기업 개혁이 말이 아닌 결과로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다.
최근 몇 년간 한전은 복합 위기의 중심에 있었다. 이 국면에서 전 상임감사위원은 감사의 방향을 재설정했다. 적발과 처벌 중심의 사후 감사에서 벗어나 경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가이딩형 감사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23~2024년 동안 2조 3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230건의 경영 제언을 도출했다. 공기업 감사평가 최상위권과 자체감사 콘테스트 연속 대상은 이 변화의 성과를 입증한다.
핵심은 시스템 혁신이었다. 자체 AI 감사시스템을 구축해 법인카드, 근태, 공사 설계, 사진 데이터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감사 효율을 대폭 끌어올렸고, 실제 예산 절감과 리스크 차단으로 연결됐다. 공공부문에서 AI가 성과를 만드는 감사 도구로 작동한 드문 사례다.
관행 타파의 성과도 뚜렷했다. 28년간 유지된 퇴직자단체 중심의 도서전력 위탁 수의계약 구조를 해소하고, 자회사·불용자재·하도급 등 고질적 이권 구조를 정상화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허수 신청을 전수 점검해 26GW 규모의 허수 수요를 적발한 조치는 최대 117조 원에 달할 수 있는 설비 과잉투자를 사전에 차단했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줄인 결정적 성과로 평가된다.
감사는 조직 내부를 넘어 정책과 안보로 확장됐다. 해외사업 전주기 성과감사를 통해 부실 리스크를 정리했고, 해외 원전 사업과 관련해 원격진료 도입을 제안·추진했다. 감사백서는 향후 원전 수출과 해외사업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서지역 전력 안정과 해저케이블 보호 등 에너지 안보 관점의 제언 역시 감사를 넘어선 성과로 평가된다.
리더십 또한 상징적이다. 특실 이용과 법인카드 사용을 스스로 중단했고, 전담 비서 인력을 감사 인력으로 전환했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본인 감사청구를 요청해 모든 의혹을 종결한 선택은 감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분명히 했다.
전영상 상임감사위원은 '감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구체적 답을 내놓았다. 시스템을 바꾸고, 관행을 끊고, 숫자로 성과를 만들며 국민 부담을 줄였다. 그의 감사 모델이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될 경우, 재정 건전성과 공공 신뢰 회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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