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가 최근 디저트 시장에서 가 파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수 판매점에서는 연일 품절이 이어지고, 일부 매장에선 대기 행렬이 형성되기 일쑤다.
12일 디저트업계에 따르면 두쫀쿠가 단기간에 전국적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네이밍 전략과 식감 설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심 유통 구조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두쫀쿠는 지난 2024년 국내 디저트 시장을 달궜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서 출발했다. 카다이프(가늘게 만든 중동 지역의 면)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활용한 두바이 초콜릿은 SNS를 통해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수입 물량으로 대중화에는 한계를 보였다.
이후 디저트업계는 두바이 초콜릿이 남긴 핵심 요소인 △중동풍 재료 조합 △이국적 네이밍 △강한 시각적 임팩트를 유지하되, 보다 친숙한 형태로 변주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과 소비 접근성이 높은 쿠키가 대안으로 떠올랐고, 기존 쫀득쿠키 시장과 결합되며 ‘두바이쫀득쿠키’라는 파생 트렌드가 형성됐다.
제품명에 포함된 ‘두바이’라는 지명도 초기 인지도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두바이는 고급 소비, 이국성, 화려함을 상징하는 도시로 인식돼 왔고, 국내 소비자에게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같은 인식은 별도의 설명 없이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여하며 가격 저항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실제로 수도권 일대 디저트 매장에서는 두쫀쿠가 개당 5000~8000원대 고가임에도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매장은 하루 200~300개를 준비하지만 정오 이전에 물량이 소진되거나, 구매 수량을 1인당 3개로 제한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 점주는 “가격은 높지만 찾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두쫀쿠 외부는 마시멜로를 활용해 쫀득하고 탄력 있는 식감을 구현하고, 내부에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넣어 바삭함과 고소함을 강조했다. 쿠키라 불리지만 질감은 떡에 가깝고, 겉과 속 대비가 한 입에 분명히 전달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중 식감 설계형 디저트’로 분류한다. 단맛 중심에서 식감 중심으로 이동하는 최근 디저트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SNS 확산력도 두쫀쿠 열풍을 키웠다. 단면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구조는 숏폼 콘텐츠 제작에 유리해, 반으로 가르거나 베어 물었을 때 내부가 드러나는 장면만으로도 제품 특성이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틱톡을 중심으로 관련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대중적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스타셰프 안성재가 지난해 12월 자녀들과 함께 두쫀쿠를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화제성에 불을 지폈다.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한 디저트를 집에서 재현하는 콘셉트로, 마시멜로를 활용한 외피와 카다이프·피스타치오를 활용한 속 재료를 조합하는 과정을 담았다.
아이돌과 셀러브리티의 잇따른 인증도 기폭제 역할을 했다. 아이브 장원영이 개인 SNS에 두쫀쿠 사진을 올렸고, 배우 김세정, 그룹 라이즈 성찬, 가수 우즈 등이 언급하거나 먹방·시식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성을 키웠다.
두쫀쿠 열풍은 유통 채널로도 이어졌다.
편의점업계에서는 CU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두바이쫀득찹쌀떡의 누적 판매량이 최근까지 118만개를 넘어섰다. GS25 역시 두바이쫀득초코볼 등 관련 제품 3종이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1일 카다이프쫀득볼을 출시한 뒤 6일 만에 판매량 10만개를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노원점, 강남점, 영등포점, 동탄점 등에서는 두쫀쿠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도 열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초콜릿에 이어 쿠키까지 카다이프를 활용한 디저트가 대중화되고 있다”며 “개인 카페를 공략하는 식자재 유통업체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직수입과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에서도 인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이달 첫 주 두쫀쿠 포장 주문 건수는 한 달 전보다 321%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검색량은 두 달 전 대비 25배로 늘었다. SNS에서는 판매 매장과 실시간 재고를 공유하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두쫀쿠가 소비 침체 국면 속 단비로 통한다. 두쫀쿠 자체 매출뿐 아니라 이를 구매하러 온 고객이 다른 디저트까지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집객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원재료 가격 상승은 자영업자에게 부담 요인이다. 피스타치오 가격은 1㎏당 4만5000원 수준에서 10만원까지 두배 가량 뛰었고, 마시멜로와 포장 용기 가격도 잇따라 인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카다이프가 포함된 튀르키예산 건면류 수입량은 2024년 9212톤에서 지난해 1만1103톤으로 늘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수입 물량도 631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산 카다이프는 한-튀르키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원산지 증명 시 관세 0% 적용이 가능하지만, 개인 카페나 베이커리샵이 직접 수입을 통해 혜택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식약처 정밀검사와 한글 표시사항 등 절차가 복잡해 대부분 수입업체를 통한 유통 구조에 의존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통 마진이 더해져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두쫀쿠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저트업계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등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즌을 앞두고 두쫀쿠를 활용한 기획 상품과 DIY(두잇유어셀프) 키트, 변형 디저트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며 “이미 형성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시즌성 수요가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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