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십 년간 방치돼 흉물로 남아 있던 폐건물이 지역 정착과 활력의 거점으로 다시 태어난다. 청양군 청양읍 읍내1리에 위치한 폐 미곡창고가 귀농·귀촌인과 청년층을 위한 주거시설로 재탄생하면서, 지역에 새로운 정주 가능성을 열 전망이다.

청양군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유해시설 정비 우선 대상지로 분류돼 올해 보상과 철거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로써 마을 한복판에 장기간 방치돼 주민 불편과 안전 우려를 키워온 공간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사업은 군이 지난 2021년 농촌공간정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오랜 기간 방치돼 온 폐 정미소와 창고의 유해성이 인정돼 사업 대상지로 확정됐으며, 총 6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공간계획을 토대로 농촌 공간을 용도별로 체계화하고, 빈집·축사·공장·태양광시설 등 난개발 요소를 정비해 정비구역을 활용한 공간 조성을 지원하는 국가사업이다.
특히, 해당 지역은 폐 정미소와 인근 축대 정비가 오랜 숙원 과제로 꼽혀 왔다. 노후 축대는 붕괴 위험이 커 안전사고 우려가 지속 제기됐지만 사유지에 위치해 군 단독 정비가 어려웠고, 공사 장비 진입이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까지 겹쳐 개선이 장기간 지연돼 왔다.

폐 정미소 역시 철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막대한 예산 부담으로 정비가 이뤄지지 못한 대표적인 유해시설이었다. 이에 군은 기존 폐 정비소와 주택을 철거하고, 침하가 진행 중인 축대를 보강해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단순 철거에 그치지 않고, 정비 이후 공간 활용까지 함께 설계했다는 점이다. 군은 인구 증가 수요에 비해 체류형 주거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귀농·귀촌인과 청년층을 위한 단기 거주시설 조성을 추진한다. 아울러 주민 불편이 컸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장 조성과 마을 내 녹지 확충을 위한 어울림마당도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농촌공간정비사업은 그동안 해결이 어려웠던 지역 현안을 공공사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경 개선과 함께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주민 공동체 역량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사업도 병행됐다. 지난 8월 열린 농촌공간정비사업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주민들이 변화 과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이동형 국화 화분 만들기 프로그램에는 2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마을 경관 개선에 힘을 보탰으며, 이러한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은 2026년에도 지속 운영될 예정이다.
군 농촌공동체과 최이호 과장은 "농촌공간정비사업을 통해 마을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주민 참여도 크게 확대되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026년까지 남은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주 여건 개선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이번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단순히 노후·유해시설을 철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비 이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며 "수십 년간 방치돼 마을 경관과 안전을 저해해 온 폐미곡창고를 주민과 청년, 귀농·귀촌인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양읍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물리적 공간 개선을 넘어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는 지속가능한 농촌환경 조성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도 공간 정비와 주민 주도 프로그램을 병행해 살기 좋은 농촌 조성과 지역 활력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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