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자동차결산⑤] 인식 좋아진 수입차, 선택은 아직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전동화로 수입차시장의 판이 재편되는 동안, 소비자의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수입차 인식조사는 표면적으로 보면 긍정적이다. 응답자의 66.3%가 "과거에 비해 수입차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그러나 인식의 개선이 곧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5년 수입차시장의 실적 구조와 소비자 인식 사이에는 분명한 온도 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번 조사의 목적은 수입차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변화를 살펴보고, 향후 수입차가 나아갈 방향성 모색을 위한 기초 자료 수집이다. 조사대상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20세~59세 운전면허증 보유자 1500명이다.

◆"좋아졌다" 평가, 이유는 대중화

먼저 이번 조사에서 수입차 인식이 개선된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수입차의 대중화(37.1%)'였다. 이어 '국산차와의 가격 차이 축소(17.7%)', '가격 대비 품질·성능이 좋아서(12.9%)' 순이었다.

이는 수입차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기보다는, 이제는 비교 가능한 선택지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프리미엄의 절대적 우위가 아니라 국산차와 나란히 놓고 저울질하는 단계로 넘어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입차가 '무조건 좋은 차'가 아니라 가격과 조건에 따라 평가받는 브랜드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48.8%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의 품질과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고(28.1%),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24.7%)고 평가했다. 수입차의 존재 자체가 시장 전체를 자극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소비자 역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품질·기술' 평가 여전…결정타는 글쎄

수입차 구매 이유로는 여전히 △품질·내구성 △성능·기술력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상위에 올랐다. 특히 수입차를 직접 경험한 소비자일수록 이런 평가를 더 높게 주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이유는 익숙한데, 선택은 더뎌졌다는 점이다. 품질과 기술력은 여전히 강점으로 인식되지만, 그 자체가 구매를 결정짓는 결정타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국산차의 상품성이 빠르게 상향평준화되면서, 수입차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차별화 요소에서 기본 값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전기·하이브리드 전환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충전인프라와 잔존가치에 대한 우려 역시 소비자의 결정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동화는 대세가 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계산이 필요한 선택지다.

◆구매의향 31.5%…확신보다 열어둔 선택지

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신차 구매 계획이 있는 소비자 중 31.5%가 수입차 브랜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5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를 곧바로 수입차시장의 낙관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다. '수입차만 고려' 응답자 외에도 '국산차와 병행 고려' 응답이 상당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입차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이긴 하지만, 절대적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의미다.


10년 후 수입차시장 점유율을 26.3%로 전망한 응답 역시 같은 맥락이다. 확대는 예상하지만,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가격경쟁력과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소비 성향이 이유로 꼽혔다는 점은 수입차가 '갖고 싶은 차'라기보다 '합리적이면 사는 차'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유지→이유 재정의

2025년 수입차 소비자 인식은 분명 과거보다 긍정적이다. 기술과 품질, 디자인에 대한 신뢰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그 신뢰는 이제 자동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전동화가 주류가 된 시장에서 소비자는 수입차에 묻고 있다.

"그래서, 왜 이 차여야 하는가." 2025년 수입차시장은 판이 바뀐 해였고, 소비자 인식은 그 변화를 인정했다. 실제로 올해 수입차 실적에서도 전동화에 명확한 답을 내놓은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 간의 격차는 빠르게 벌어졌다. 하지만 선택의 확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수입차의 다음 과제는 '이미지 유지'가 아니라 '이유의 재정의'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 개선됐음을 확인해 기쁘며, 지난 30년간 수입자동차가 국내 시장에 기술 혁신과 다양성 확대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소비자들로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는 전기와 하이브리드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고, 첨단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모델의 연이은 출시로 한국 자동차시장의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국내 시장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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